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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혼에 대한 세대간의 갈등|이대 사회사업학과 김성분씨 논문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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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결혼생활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부부 당사자만의 의지와 힘에 의해 결정되고 지속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가까운 가족과 사회환경의 영향 밑에서 이뤄지며 때로는 당사자 보다는 주변의 힘이 결혼생활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사회사업 학을 연구해온 김성분 씨가 졸업논문으로 내놓은 「결혼 및 이혼에 대한 세대간의 갈등에 관한 연구」는 가정의 행복을 방해하는 요인을 밝히고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간의 차이와 갈등을 제시했다. 논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조사대상자는 30세 이상의 기혼자 2백 명과 17세∼29세 사이의 미혼자 4백 명이다. 이들 두
「그룹」은 배우자 선택기준에서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배우자 선택 우선 조건은 두 「그룹」모두 다 각각 인격(69%와 46%)과 건강(20%, 50%)을 가장 중요시한다.
결혼 장애조건에 관한 두 계층간의 의견을 보면 배우자가 편모슬하에서 자라더라도 결혼을 허락하겠다는 사람이 압도적이며(79%와 81%) 조사 대상자의 학력·직업·종교에 따른 차이는 뚜렷이 없으나 기성세대로서 중졸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가장 크게 반대, 결혼할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형제가 많은 것도 결혼성립에 크게 영향은 주지 않는다. 세대별·직업별·학력별·종교별로 큰 차이가 없으며 불교신자가 가장 적극적인 찬성을 보이지 않았다(25%, 38%가 반대). 배우자의 혈통에 대해 고아로 성장한 사람이라도 택할 수 있다는 데 세대간의 큰 차이는 없으나 역시 기성세대 중졸「그룹」이 가장 부정적인 반응(72%)을 보였고 종교별로는 젊은 세대나 기성세대를 통틀어 천주교와 불교신자가 결혼할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무남독녀인 경우와 장자인 경우에도 양 세대간의 의견 차는 크지 않으며(모두 찬성경향) 사회적 지위의 격차, 학력의 격차에 대해서는 모두가 반대나 회의적인 태도를 나타냈으며 특히 여자들의 반대가 크다(학력차이는 여자가 32%, 31% 반대).
한편 이혼조건에 대한 의견을 보면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대해 양 세대 모두가『좀 생각할 필요가 있다』『경우에 따라 이혼해야 한다』고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으며 직업별로는 학생(42%)과 상업종사자(33%) 가 가장 강경한 태도를 갖고 있다.
종교별로는 천주교 신자 중에는 이혼해야 한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며 불교신자가 전체의 69%로 가장 강경하다.
배우자가 한쪽을 버리고 돌보지 않을 경우 양 세대의 여성들은 모두 가장 강경히 이혼에 찬성하며(58%와 71%)기성세대 여성이 더 강하다. 반면 배우자의 불치병에 대해서는 양쪽 다 관대한 편으로 이혼할 수 없다. 좀 생각해야 한다는 사람이 압도적이며(55%와 49%) 배우자가 자녀를 낳지 못할 경우에 이혼해야 한다는데 세대간의 차이는 없으며 이혼할 수 없다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71%와 73%).
또 성적부조화에 대한 견해도 세대간의 차이는 없이 모두 신중한 편이다. 이혼할 수 없다와 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슷하며 중간적인 태도가 대부분이다. 고부간의 불화에 대해서 기성세대나 젊은 세대 모두 여자는 이혼에 찬성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며(29%, 28%) 젊은 세대는 이혼할 수 없다는 태도도 35%나 보인다. 이 문제는 여자에 못지 않게 남자의 관심이 높으며 이혼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각각 50%씩 나타냈다.
또 고의적인 혼인신고 불이행에 대해 양 세대가 모두(45%, 35%) 이혼에 찬성하고 있으며 남자보다는 여자가, 직업별로는 학생과 무직인 계층이, 학력수준은 젊은 세대의 경우 낮을수록 기성세대는 높을수록 이혼에 찬동하는 경향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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