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본다고 총무회담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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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닉슨」미대통령의 중공방문을 지켜보는 외무부는 착잡하기만 하다.
이는 앞으로의 1주간 일련의 미·중공회담이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야 하고 중공이 한국문제를 제기할 것인지, 이 경우 어떤 방향의 논의가 진행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무부는 북경회담에서 한국문제가 논의될 것에 대비해서 지난 토요일부터 동남아 1과, 북미 1, 2과에 비상근무령을 내렸으며 외신과에서는 평소의 당직한 사람을 세 사람으로 늘리고 미·일·서독대사관에 연결되는 「텔렉스」는 24시간 「풀」가동키로 하는 등 준비태세를 갖췄다.
김용식 외무장관은 21일 외무부 간부들과 함께 장관실에서 「텔리비젼」을 통해 「닉슨」대통령의 중공도착 실황을 지켜보았고-.
「닉슨」이 북경에 도착하던 21일 여야 당 간부들은 모두 TV를 찾아 실황중계를 보느라고 일을 쉬었다.
현오봉 김재광 두 여야총무는 20일의 비공식 접촉에서 21일로 약속했던 총무회담을 『21일엔 모두와 함께 우리도 북경을 봐야하지 않느냐』는 현 총무의 제의로 공식회담을 22일로 연기.
이래서 낮엔 여야 당 간부들이 사무실이나 자택 안방에서 TV를 지켜보고 있었고 점심을 함께 하며 총무회담 대책을 협의키로 한 공화당 총무단은 예약한 음식점에 TV를 준비해 두라고 이르기도.
「닉슨」 중공방문과 관련해서 의원들의 중공 관심도 높아져 신형식 공화당 대변인은 「에드거·스노」기자가 쓴 중공관계 서적을, 장영순 의원은 일·중공 접근관계 시사지를 읽고 있고, 정일권 고문은 중공 등 한국 주변국가와 관련된 안보문제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송원영(신민)의원 같은 이는 『국회에서도 「닉슨」방중에 따른 대책을 구체적으로 세워 정부에 건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고….
공화당은 현재의 소 공동당사를 비워달라는 건물주인 조홍제씨의 독촉을 받고 있으나 이전 계획은 아직 막연하다.
당초 당사를 신축할 계획으로 장충동 반공「센터」 옆에 2천평의 대지를 확보했으나 기술검토결과 바위산이어서 난공사인데다 위치도 도심지와 거리가 멀어 정당 사무실로는 부적당하다는 결론.
이래서 간부들 사이에선 장충동 대지와 북창동에 있는 공화 출판사 건물을 팔아 중심가의 건물을 빌리거나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것.
신형식 대변인은 『하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땅이 쉽게 말릴 것 같지도 않아 걱정』이라고.
신민당은 3월의 지구당 개편을 계기로 만년원외생 지구당위원장을 대거 갈아치울 계획.
고흥문 의원을 소집책으로 한 「9인 조직정비위」는 곧 정비기준을 마련할 예정이지만 30개 지구를 대상으로 감사를 했던 당 조직국은 이중 15개 지구를 교체대상 지구로 정해 올리고 계속해서 2차 감사에 나선다는 것.
정리대상이 된 15개 지구는 위원장이 공석이거나 현역의원으로 교체해야 할 8개 지역 외에 지나간 세 차례 총선거에서 계속 낙선한 동래갑, 하동, 옥천-보은, 무주-장수 등 6, 7개 지구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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