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3곳, 3조원대 불법 외환거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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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과 부산 지역 카지노 3곳이 3조1000억원대의 불법 외환거래를 하다 세관에 적발됐다. 이들 영업점은 서울과 부산에 있는 파라다이스 카지노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부산 롯데점이다. GKL은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은 13일 “이들 카지노 영업점에 대해 최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다”며 “불법 외환거래 규모는 파라다이스 카지노 서울점 2조5000억원, 파라다이스 카지노 부산점 5000억원, GKL 부산점 1000억원 등 모두 3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들 카지노는 2009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불법 외환거래를 해왔다고 세관은 전했다. 세관은 불법 외환거래 액수가 많은 파라다이스 카지노는 검찰에 수사 의뢰하고, GKL 부산점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을 했다.

 이들 카지노의 불법 외환거래 수법은 이렇다. 카지노의 외국인 고객은 자국에 있는 한국 카지노 현지사무소에 돈을 맡긴 뒤 한국에 온다. 고객의 명단과 맡긴 금액은 한국의 카지노에 곧바로 통보된다. 입국한 고객은 카지노에서 맡겨둔 돈만큼의 칩(Chip·현금 대신 사용하는 게임머니)으로 바꿔 게임을 한다. 귀국 후에 현지 사무소에서 돈을 정산한다. 국내 외국환거래법에는 1만 달러 이상의 돈을 갖고 출입국할 때는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카지노 고객은 현지 사무소에 돈을 맡겨 신고를 피해 왔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이들 카지노는 관행적으로 불법 외환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 두 카지노의 탈세 혐의는 포착된 게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GKL 관계자는 “카지노 고객 유치 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썼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금 포탈 등 또 다른 불법 행위를 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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