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떤 산업 뜨고 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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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기 3중전회는 중국의 시진핑-리커창 체제가 향후 10년간 사회 전 부문에 걸친 정책 방향을 구체화하는 장이다. 따라서 3중전회의 결정 내용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의 중장기 변화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는 세계 시장을 요동치게 하고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위기와 기회를 던져줄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중국 경제지 ‘재경(財經)’ 등은 앞으로 중국에서 뜨고 질 산업과 기업들을 전망했다.

 보건의료 산업은 중국 기업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분야다. 중국 인구의 고령화 추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고 소득 수준의 향상 등으로 건강을 위한 소비 지출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사회안전망 강화도 보건 수요를 늘리게 된다. 골드먼 삭스는 차이나 메디컬 시스템, 민드레이 메디컬 같은 의약품·의료장비 업체들을 투자 유망 기업으로 추천했다. 대기 오염이 베이징 등 대도시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떠오르며 재생에너지 산업도 뜨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청정연료와 대체에너지 사용을 촉진하는 정책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투자은행 맥쿼리는 화넝(華能)신에너지와 중국가스 등 무공해 에너지 생산업체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리커창 총리가 추진 중인 신 도시화 정책에 따라 소비재 산업도 향후 중국 성장을 이끌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농촌 인구의 도시 유입과 이들의 처우 개선은 소비재 수요의 상승을 동반한다. 증권사 CLSA는 후이산(輝山)유업을, 골드먼삭스는 유통업체인 가오신(高<946B>)소매와 제화업체 벨(중국명 바이리·百麗) 인터내셔널을 유망하게 꼽았다.

 당국의 지속적인 금융 규제 완화는 중국 증권업계에 희소식이다. 중신(中信)증권, 하이퉁(海通)증권 등 증권사들이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반면 전도가 암울해진 분야도 있다. 그간 중국 은행들은 정부의 금리 통제 덕분에 고정된 예대 마진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 왔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대출 금리 자율화 조치 등 예대 금리 결정을 민간에 맡기게 되면 자오상(招商)은행·민성(民生)은행 등 비교적 작은 규모의 은행들은 경쟁에서 밀려 단기적으로 수익에 악영향을 입을 수 있다. 또 날로 거대해지는 지방정부 등의 부채는 채권자인 은행들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이 현재의 생산·설비 과잉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하려 나서게 되면 철강·시멘트 등 원자재 생산 업체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 된다.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석탄업계도 사양화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석탄 생산업체와 석탄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기업들에 고율의 환경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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