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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한국어 구사…미국서도 '최고의 스펙'

미주중앙

입력

세계 최대 IT기업인 애플은 한국어가 가능한 기술직 인력을 구하고 있다. 이 회사의 구인광고에는 기술적언 언어들을 한국어로 번역할 수 있는 '테크니컬 엔지니어'를 찾는다고 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패서디나 교육구는 '한국어 통역이 가능한 파트타임 인력을 구한다'는 모집 광고를 냈다. 대우는 시간당 40달러다.

이젠 한글과 한국어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취업난에도 불구 한국어와 영어가 가능한 이중언어 구사자들에게는 취업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

기업과 로컬 정부 뿐 아니라 연방정부에서도 한국어 구사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아직은 육군과 국무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특정 분야지만 점차 정부계약 사설업체 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현재 취업정보 검색사이트 인디드닷컴(indeed.com)에 따르면 삼성을 비롯해 구글 AT&T 등도 한국어 구사자를 찾고 있다. 삼성은 행정직원 구글은 안드로이드 시스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스테이트팜은 에이전트 등 한국어 구사자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이외에 한국어가 가능한 로펌 비서 소셜 워커 의료보조원 회계사 각종 비영리단체 직원 법무사 온라인 마케팅 직원 한국어 연구원 정신과 의사 등이 필요하다는 구직광고가 줄줄이 이어졌다.

이와같이 이중언어 구사력이 최고의 '스펙'으로 인정받고 있다. 연방노동청 조사에 따르면 제2 외국어 구사능력이 가장 '핫'한 직업기술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동청은 통역가와 번역가 등이 전국에서 가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위 15개 직종에 들어있다면서 2010~2020년까지 총 2만5000여 명의 통.번역가가 필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재 육군과 각 지역 경찰서 국무부 등을 비롯해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의료.법조계 학교 등이 영어 외 유창한 제2 외국어 구사자를 많이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디드닷컴에서 지난 한 주 동안 올라온 채용 공고 중 1만2000여 개는 '이중언어 능력(bilingual)'을 봤다.

세계 최대 인터넷 소매업체 아마존닷컴은 시애틀 본사에서 고객서비스 담당 직원 채용에서 포르투갈어를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을 고용할 계획이며 애플은 한국어를 비롯해 함해 스페인어 중국어 번역가를 고용하고 있다.

한국어 관련 통.번역도 인기직종이다. 한글-영어 통.번역 전문업체 한국어번역그룹에 따르면 분야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영어의 한글 번역은 1000자 당 200달러 한글의 영작은 1000자 당 100달러를 받는다.

단어로 계산할 경우에는 한 단어에 18센트~50센트를 받는다. 통역의 경우, 일당(6시간)이 비즈니스 미팅에서부터 법, 전문분야, 컨퍼런스와 세미나 등에 따라 625 달러~925 달러에 달한다.

한국어번역그룹은 영어-한국말 동시통역비로 시간당 185 달러, 세션당 500 달러를 받는다. 전화통역은 분당 2달러50센트를 받으며, 6시간 이상을근무하면 근무외 수당이 적용되고, 대기 시간과 점심식사 시간 등도 근무시간으로 적용한다.

이중언어자들에게 특급대우를 해주는 곳은 육군과 국무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정부계약 사설업체 등 국가정보 또는 안보와 관련된 곳이 많다. 이들은 주로 10만 달러 이상의 고연봉을 받는다.

보안문제는 물론, 위험지대에 근무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쟁지대에서 활동하는 통ㆍ번역가의 연봉은 20만 달러를 상회한다.

미국번역연맹 대변인은 “현재 연방정부에서 중동과 아프리카 번역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이들 지역에서의 번역이나 통역비는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이는 이들이 직업상 높은 위험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에서 영어 다음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스페인어는 가장 소득이 적은 언어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대다수 통ㆍ번역가들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복리후생이 빈약하거나 없다는 게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번역연맹의 도로시 라시트 회장은 “통·번역가로 일하는 이들의 대다수가 스몰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거나 사설업체에서 근무한다“면서 ”어떤 언어를 구사하느냐, 경력이 몇년이냐, 전문분야는 어디냐, 고객의 소속 국가나 지역이 어디냐 등에 따라 수입이 각양각색이다”고 말했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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