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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마녀사냥' 4색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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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왼쪽부터 허지웅, 신동엽, 성시경, 샘 해밍턴.

20~30대 성을 놓고 이야기하는 이 프로그램, 갈수록 세진다. MC들도, 사연을 보내는 시청자도 거침없다. 시청률도 순항 중이다. 동 시간대 케이블방송의 최강자였던 Mnet ‘슈퍼스타K5’도 거뜬히 넘어섰다.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JTBC ‘마녀사냥’이다.

두 PD “시청자 사연에 우리가 놀라”

 ‘마녀사냥’의 견인차는 MC 넷, 즉 신동엽·성시경·허지웅·샘 해밍턴이다.

정치토크쇼 ‘썰전’과 함께 초대손님이 아니라 이슈가 주인공인 토크쇼다. 아슬아슬 위험 수위를 넘는 ‘말의 잔치’가 주요 포인트다.

젊은 세대의 공감지수는 단순 시청률 이상이다. 방송 내용이 온라인 뉴스를 도배한다. 공동연출을 맡은 정효민·김민지 PD를 만나 인기비결을 들었다.

 “젊은층의 반응이 크다. 20대 초반 여대생이 ‘선배랑 섹스 파트너 관계인데 이걸 끌고 가야 하나요’라는 사연을 본인 사진과 함께 보내올 정도다. 우리 두 사람이 30대인데, 시청자 사연의 수위를 보면서 놀랄 때가 있다.”(정 PD)

 “가끔 방송 모니터링 해주는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 ‘성을 대놓고 이야기하는, 요즘 젊은이들 생각을 알게 됐다. 이 프로를 통해 세상이 진짜 변했다는 걸 절감한다’고 하더라. 무엇보다 성을 자연스럽게 다룬다는 게 먹힌 것 같다.”(김 PD)

MC 캐릭터 확실 … 연애 상담소 분위기

 시작은 간단했다. JTBC ‘신화방송’을 함께했던 그들은 회식 등에서 ‘색드립(성적 농담)’을 하며 놀다가 아예 ‘미혼자의 성’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당초 제목은 ‘색쇼’. 너무 노골적이다 싶어 ‘마녀사냥’이 됐다. 두 사람은 확신이 있었지만, 방송사 안에서도 회의적 분위기가 있었다.

 마성의 여자들, 즉 ‘마녀’ 앞에서 무기력한 남자들의 속풀이를 남자 MC가 대신 해준다는 컨셉트로 출발했다. 지금은 미혼남녀 성·연애 상담소 분위기다. 김 PD는 “하루에 50~60개씩 사연이 들어온다. 10대까지 있다”고 했다.

 프로그램의 성공엔 네 MC의 공이 컸다. ‘색토크’의 대가 신동엽이 전반적인 관리자라면, 성시경은 연애상담 전문가다. 평소 지적인 이미지에 감춰졌던 19금 입담을 풀어놓고 있다. ‘욕정발라더’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정 PD는 “한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왜 섹스를 방송에서 섹스라고 못하나’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솔직하다 싶었다.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호주인 샘 해밍턴은 외국인으로서의 경험을, ‘돌싱’인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좀 더 일반인에 가까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방송에서 허지웅은 ‘무성욕자’라는 컨셉트로 마녀들을 공격한다.

 솔직한 입담이 핵심인 만큼, 촬영 때도 최대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주안점을 둔다.

1부 ‘그린라이트를 켜줘’ 녹화 때에는 네MC와 최소한의 스태프 외에는 출입금지다. 진짜 술자리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MC들도 처음엔 ‘이런 말 해도 되나’ 머뭇거리다가 이제는 제작진을 믿고 마음껏 떠든다. 1~2부 통틀어 대여섯 시간 녹화한 뒤 한 시간 분량으로 편집한다. 삭제된 내용에 대한 호기심 탓인지 2부 공개녹화 때는 방청객 신청 경쟁이 치열할 정도다.

맘껏 떠들게 한 뒤 한시간 분량 편집

 솔직하지만 자칫 저급할 수 있는 소재, 역시 문제는 수위 조절이다.

정PD는 “막내작가 이야기까지 다 듣는다. 한두 명이라도 거슬린다고 생각하면 과감히 빼버린다”고 말했다. 과감하되 민망하지 않고, 유쾌 발랄한 이 프로의 힘이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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