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8)난동의 예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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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KAL「빌딩」에서의 전 파월기술자 난동사건을 보고 앞으로의 우리사회가 진정코 전율할 사태로 번질것만 같아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소위 난동을 부린측이 나쁜지, 회사측이 틀렸는지의 시비를 가리기전에 방화라는 끔찍한짓을 대단치않게 여기는 밑바닥에는 이런것을 있을수 있는일로 믿는 국민의 생각중 일부가 그들 기술자를 통해나타났기때문이다. 광주단지 사건때도 그렇고 이제는 파동이다, 난동이다 하는 단어가 좀도둑 정도의 반응을 보이고있다.
당국은 엄중 처단한다고 말하는데 엄중처단도 해야겠지만 광주사건도 엄중처단으로 해결할수 있었다면 왜 이런일이 또 일어났는지 긍금하기 짝이없다.
외국에서 들여온 고급차인지가 배후에손대기 힘든 존재가 있다고해서 흐지부지해버렸다니 이래가지고서 무슨 행정이나 수사의 위신이 설는지, 또 국민들이 정부의 처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전혀 까막눈이라고 할수밖에없다. 아예 보려고도안했지만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다.
이세상에 백성같이 무서운 존재는 없다. 무력한 것 같지만 그들이 마음속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를 유심히 들여다 보아야할 것이다.
일이 터져 나온후에 막아 내려고 애쓰지말고 곪아 터지기전에 일시적으로 항생제를 먹이는한이 있더라도 병이생기지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다. 요원한 이야기같지만 극히 일부 소수의 특수층에만 관심을 갖지말고힘은없지만 정직하고 성실하고 선량한 백성들의존재를무시말아달라는 것이다. 3·1운동, 4·19가왜일어났는가, 한번 곰곰 생각해 봐라. 대학도 좋고 설복도 좋다. 그러나이것은 일시적인 미봉책이라고 정치인들이나 권력을 배경으로 벼락부자가된 사람들이며 권력·금력을 오래 오래 유지하고싶거든 대중속에 뛰어들어와 그들과 고락을 같이할 생각을하라. 이 마음가짐이 선결문제이다.
윤태림<연대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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