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마라톤 D-3] 1m 뛸 때 1원씩 후원 아이의 심장도 뜁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베트남 빈농에서 태어난 4세 남자아이 응웬민호아는 조금만 뛰어도 숨이 가쁘다. 좌우심실이 뚫려 있어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선천성 심실중벽결손증을 앓고 있어서다. 그는 29일 입국해 부천의 심장전문 세종병원에서 30일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응웬민호아는 2013중앙서울마라톤(중앙일보·대한육상경기연맹·일간스포츠 주최)과 한국심장재단이 함께하는 1m 1원 후원 덕분에 치료를 받게 됐다. 다음달 3일 서울잠실운동장에서 출발하는 중앙서울마라톤 대회에서 후원 신청을 하면 한걸음 한걸음 달릴 때마다 응웬민호아의 맥박을 되살릴 수 있다. 1984년 설립된 한국심장재단은 후원금을 모아 매년 경제 형편이 어려운 국내 심장병 환자 1000여 명과 개도국의 환자 70여 명을 지원한다. 중앙서울마라톤에서는 2004년 처음 ‘1m 1원 후원’ 자선 행사를 시작했다.

 여러 개발도상국 가운데 특히 베트남의 심장병 어린이를 돕게 된 데는 자운대 마라톤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달수(53) 대령의 노력도 한몫했다. 최 대령이 근무하는 합동군사대학교는 매년 우방의 장교 30여 명을 위탁 교육한다. 이 중에는 베트남 장교도 있다. 한국어 교관을 맡고 있는 최 대령은 이 인연으로 한국심장재단에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 돕기를 제안했다. 최 대령은 “베트남 여성이 한국으로 매년 4만 명씩 결혼을 하러 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해 이야기했던 대로 사돈 국가다. 1m 1원 후원을 한 지 올해로 8년째다. 매번 국내 어린이만 후원했는데 이번에는 외국의 어린이를 후원하면 어떻겠느냐고 재단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중앙서울마라톤에 동호회원, 군대 선후배 등 20여 명과 함께 달리며 응웬민호아를 후원하기로 했다.

 임춘미 한국심장재단 모금홍보팀장은 “본인이 직접 달리지 않더라도 후원에 동참할 수 있다. 가족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참여해도 된다. 또 1m 1원이지만 액수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많은 분이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