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개선의 시금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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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농협이 지난 6월 초 경부고속도로변에 설치한 6개 농산물집하장은 문을 연지 2개월만에 농산물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농협이 집하장 주변의 농가 1만2천5백호를 대상으로 조사한 농산물출하실적을 보면 두달 동안 모두 2천8백만원어치의 농산물이 나왔고 총 이익규모는 7백46만원으로 밝혀졌다.
농가당 5백86원의 이익이 돌아간 셈이다. 농가에서 집하장에 내놓는 채소류 값은 일반시장에 내놓을 때보다 평균5·4%가 높다. 중간상인의 「마진」이 농가와 집하장으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의 신속한 수송력에 힘입어 신선한 채소·과일을 싼값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집하장의 강점이다.
농협이 농촌유통구조개선을 위한 시금석으로 설치한 집하장은 지금까지의 운영실적에 비추어 일단 성공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문제는 있다.
첫째는 집하장주변의 조직적인 영농단지가 없다는 점이다. 농협은 지역별 특수성을 살린 영농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참가농가에 호당 10만원씩의 판매선도금을 내주기로 결정하여 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둘째는 농가의 인식부족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이다.
두달 동안 6개 집하장 관할지역의 농산물 출하액은 2억4천4백만원인데, 이중 2억1천만원이 일반시장으로 나가고 10%를 약간 상회하는 양이 집하장을 통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집하장의 집하능력이 아직 미흡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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