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삼성과 두산이 맞붙은 한국 시리즈 3차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깜짝 등장했다. 애국가가 끝나자 장내 아나운서가 “오늘 시구자는 대한민국의 박근혜 대통령입니다”라고 하자 순간 잠실구장은 환성과 박수로 휩싸였다. 이어 박 대통령이 3루 측 출입구를 통해 그라운드로 걸어 나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준비한 ‘2013 Korean Series’ 문구가 찍힌 점퍼와 베이지색 바지, 운동화 차림이었다. 박 대통령은 홈플레이트 10m 앞에서 태극기가 새겨진 글러브를 끼고 공을 던졌다. 시구가 끝나고 박 대통령은 언북중학교 야구선수들과 함께 30분 정도 경기를 관람한 뒤 자리를 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시구를 마치고 관중석에 오르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하고만 악수를 했다. 3루 쪽에서 그라운드에 나온 박 대통령이 경호상의 이유로 또다시 3루 방향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홈팀인 두산의 김진욱 감독은 만나지 못하고 원정팀인 삼성의 류 감독하고만 악수하게 된 것이다. 그러자 일부 온라인 게시판에선 “삼성이 승리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고 실제 삼성이 3차전 승리를 가져가자 “(고향이 대구인) 박 대통령이 응원해 삼성이 이겼다”는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응원하는 팀이 어디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한국 팬”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저녁엔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문화융성의 우리 맛, 우리 멋-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가 개최한 행사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아리랑이라는 우리 민족의 아이콘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아리랑과 힙합의 만남’ 공연에서 팝핀현준의 춤과 국악인 박애리의 노래에 맞춰 앉은 자리에서 관객들과 함께 소고를 치며 박자를 맞췄고, 가수 김장훈이 아리랑을 부를 때 마이크를 건네받고 20초 정도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김식·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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