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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례기』…연기진의 호흡 일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60년대 후반기의 최대 문제작으로 꼽혔던 방영웅작 『분례기』의 동명영화.
이미 여러 차례 문예작품을 다룬 유현목 감독이 촬영에 앞서 다짐했듯이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한 흔적이 뚜렷하다. 그러나 영화로서 거의 완벽한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읽은 관객이 이 영화에서 원작의 냄새를 그대로 맡을 수 없다면 그것은 원작 중 인물의 성격이 영화에서 그대로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천하게 태어나서 기구하게 살다가 결국 미쳐버리는 똥예역의 윤정희는 보기 드문 열연으로써 미스·캐스트를 잘 커버하고 있으나 똥예 남편 영철역의 이순재, 똥예의 정신적 지주 용팔역의 허장강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원작 속의 인물과는 다소의 거리감을 주었다.
그러나 연기진의 짜여진 호흡일치, 산뜻한 화면처리, 무엇보다 안정된 연출기법은 근년에 쏟아져 나온 무수한 방화가운데 제1급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이 영화의 에센스라고 할 수 있는 10여분 정도의 필름이 커트됐다고 유감독은 애석해한다. 대종상의 가장 유력한 작품상후보였으며 감독상·여우주연·여우조연 등 5개 부문의 수상을 기록했다.

<사진>똥예(윤정희 는 꿈에도 잊지 못하던 용팔(허장강)의 품에 안겼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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