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놀」의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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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행진곡도, 흰 장갑을 낀 군인도, 화려한 연설도 없이 그는 돌아왔다."
근착 외지는 「캄보디아」의 수상 「론·놀」 장군의 귀국 소식을 이렇게 쓸쓸하게 보도했었다. 「론·놀」은 그 동안 신병으로 미국 「하와이」에서 요양 중이었다. 지금 그의 병세가 호전되어 귀국을 한 것이다.
그러나 며칠이 못 가 「캄보디아」의 내각은 "아듀! 「론· 놀」" (「론·놀」수상 안녕!) 을 고하고 「시리크·마타크」 중장이 조각을 맡게 했었다. 하지만 「론·놀」 정권은 외신에 따르면 「마타크」의 손에서 되돌려 받은 것 같다. 개인의 신병으로 인해 야망에 넘친 「쿠데타」가 이처럼 허무하게 흔들리는 것을 보면 새삼 권력 무상을 느끼게 된다. 결국 천하의 권력도 인간의 한계 내에 머무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론·놀」은 「시아누크」를 축출하고 나서 정무뿐 아니라 내우 외환의 다망한 긴장 속에서 하루 평균 18시간 내지 20시간을 집무해왔다고 한다. 제아무리 철인일 망정 이런 격무 속에서 l년을 버티어 온 것만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결국 그는 혈압의 장애로 쓰러지지 않을 수 없었다.
「마타크」는 3성 장군이다. 그는 「론·놀」 수상이 병마에 신음하는 동안, 견습 수상의 기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 그가 조각을 맡은 것은 비록 2개월이지만 수습 (?) 을 받을 수 있었던 「이니셔티브」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AP기자 「마노크」의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마타크」는 국민적인 신망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군부내의 비판 세력도 있지만, 지식인의 인기도 별로 없는가 보다. 그는 이른바 부패일소에도 「이지고잉」(불성실) 일뿐 아니라 귀족적인 신분에 집착해 있다. 「캄보디아」에서 국민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또 다른 「다크·호스」는 「손·느고크·탄」이 있다. 그는 반 「시아누크」의 선봉이며 「크메르·세레이」 (자유「크메르」 운동) 의 지도자이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국외에 머무른 탓으로 국내 사정에는 어두운 모양이다.
결국 「캄보디아」는 모든 후진국의 갈등 요소인 후계자 「갭」에 직면한 것 같다. 이 나라의 정정은「장기적인 분쟁」을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것이 외신의 종합된 평가였다. 「캄보디아」의 「업저버」들은 「마타크」 조각에 대한 저항 요소들을 시인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상당 기간이 지나면 이들도 지배될 것이다" 라고-. 체념과 좌절감에 사로잡힌 이야기임엔 틀림없다. 「캄보디아」는 내우 외환에 신음하는 심각한 처지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럴수록 국민적인 활기와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캄보디아」 내각의 짐은 실로 무겁기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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