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지역별로 본 60년대의 추세(다) 대전·광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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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전시>
대전시의 땅 값은 고속도로와 더불어 변하고있다.
경부 고속도로가 시의 동북쪽을 통과하자 그 일대의 땅값이 치솟았으며 호남고속도로가 서부대전을 끼고 돌자 이번에는 서 대전 일대의 땅값이 뛰었다.
대전은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인 교통 도시로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 도시의 땅값은 다른 도시에 비해 도로 건설 및 교통 수단의 발달에 민감하다.
69년 말에 경부 고속도로(천안∼대전구간) 가 개통되자 동북쪽의 가양동·시양동·용전동 일대 땅값은 눈 깜짝할 사이에 몇 배 내지 몇십 배씩 뛰었다.
가양동의 경우 69년 초에 평당 3천 원∼5천 원 하던 주택지가 69년 말에는 2만원 선으로 뛰었으며 현재의 고속도로 진입로 변은 최고 10만원까지 호가하고 67년에 2백 원∼4백 원 하던 논·밭 값도 5천 원 내지 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전에는 고속도로 때문에 부자가 된 사람도 많다. 가양동 459의 민병원 씨는 그의 논밭 2천8백 평이 고속도로 진입로 변에 위치, 하루아침에 4천만 원으로 값이 오르자 그 땅을 팔아 목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한편 70년 말에 개통된 호남고속도로의 서 대전「인터체인지」로 나가는 길목인 도마동의 땅값도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오르고 있다.
69년까지만 해도 평당 최고 1만원에 불과했던 것이 70년 말에는 최고 1만5천 원으로 50%가 뛰었으며 지금은 도로 변에 일부 상가가 형성되고 최고 2만원까지 땅값이 올라있다. 대전시는 69년에 내륙 공업단지로 지정, 대화동 14만5천 평에 단지가 조성됐으나 지금까지 입주 가동한 공장이 없어 이 일대의 땅값은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고 있다.
대화동의 주택 지대는 67년의 평당 6백∼7백 원에서 1천 원∼4천 원으로 올랐으며 도로변이라야 겨우 평당 1만원을 받을 수 있다.
그보다는 시에서 구획 정리사업을 벌인 지역(변두리) 의 땅값이 더 많이 상승해 있다.
시의 남쪽에 위치한 대사동은 67년까지만 해도 집들이 드물어 주택지가 평당 8백 원 수준이었으나 68년 이후 시에서 개발에 착수하면서 상승, 지금은 상가·주택가 할 것 없이 평당 2만 원 정도는 호가하고 있으며 동사무소 근처는 3만5천 원까지 한다.
대전의 「금싸라기 땅」은 중동의 보옥장 부근으로 평당 1백만 원(감정원·80만원)이며 중심지대인 원동·정동·중동 일대엔 평당 70만원∼80만원을 호가하는 땅이 많다.
대전시는 동 대전의 대화동 일대와 서 대전의 괴정동 일대에 각각 인구 10만 명의 부도심을 조성할 계획을 하고 있어 이 일대의 땅값이 앞으로 오를 전망이다.
그리고 시 당국은 장차 대덕군 회덕면·북면·구칙면·탄동면과 유성면을 편입, 행정 구역을 확장할 계획이므로 이점에서도 대전시의 발전은 기약돼있는 셈이다. <대전=김두겸 기자>

<광주시>
광주시는 땅값에 관한 한 잠자는 도시다. 농협 조사에 따르면 지난 68년부터 70년 사이 광주시의 땅값 상승 율은 전국 평균 상승 율을 훨씬 하회하고 있다.
이 기간 중 상업지대 전국 평균 상승 율이 연간 30.7%인데 비해 광주시는 21%로서 9.7 포인트가 뒤떨어지고 있으며 주택가는 전국의 24%에 비해 불과 7.7%로서 상승 율이 3분의1에도 미달하는 형편이다.
한편 논밭 값은 전국 평균 상승 율이 연간 20%인데 비해 광주 시내의 논밭 값은 이 기간 중 오히려 18%씩 떨어져 광주시가 60년대 후반에 땅값에 관한 한 『그늘』지대였음을 나타내고 있다.
인구 50만 (70년 말 현재)의 광주시에서 지금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중심 상가인 충장로 5가 일대로서 평당 90만원(감정원).
이밖에 충장로 4가 광산 유리상회 부근의, 평당 80만원, 그리고 금남로 5가 십자당 약국의 평당 60만원 등이 광주에서 두드러지게 땅값이 비싼 곳이다.
67년에 금융단이 조사한「전국토지시가조사표」에 의하면 이들 지역의 땅값은 평당 15만원∼5만원으로 4년 사이 2, 3배가 오른 셈이다.
광주시는 선형 도시로서 기성 시가지에서 서남쪽 송정리 (광산군 송정읍) 방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 광주에서 땅값이 눈에 띄게 오른 지역은 서부 광주일대이며 그 중에서도 광천동은 67년부터 이 곳에 들어선 공업단지의 혜택을 입어 가장 많이 올랐다.
67년에 평당 5백 원 내지 2천 원에 거래되던 광천동의 논밭은 현재 균형 잡힌 공업지대로 변모, 평당 5천 원 내지 2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위치에 따라서는 평당 3만원까지 하는 곳도 있다.
이밖에 광주에서 땅값이 오른 지역은 토지 구획정리가 시행된 계림동·중흥동 등이 있다.
67년에 계림동의 논밭 값은 평당 5백 원∼3천 원이었으나 시가 이 일대에 구획정리사업을 시행하고 시청을 이곳으로 옮긴 뒤 땅값이 급등, 지금은 2만원 내지 2만5천 원 선이다.
광주역 일대의 중흥동은 최근 시 당국이 시외 버스 주차장을 이곳으로 옮기려 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1만원∼1만5천 원 하던 주택지 땅값이 며칠 사이에 4, 5만원으로 3배 정도나 뛰었다.
이렇듯 지역에 따라서는 땅값이 현저히 오른 곳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봐서 광주시의 땅값은 담보 상태에 있다. <광주=김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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