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의 힘 … 기저귀값 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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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유한킴벌리가 15일 ‘보송보송’ 기저귀의 출고가격을 5% 내렸다. 지난달 소비자단체와 기저귀업체의 ‘가격 합리화 간담회’ 이후 실제로 기저귀 가격을 내린 것은 유한킴벌리가 처음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소협) 물가감시센터는 이날 “기저귀 원재료 가격이 내렸는데도 제품 가격이 내리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에 유한킴벌리가 화답했다”며 환영했다. 소협에 따르면 기저귀 원재료 가격은 2011년 이후 계속 하락·안정세를 보였다. 펄프의 경우 2011년 1㎏당 816원에서 올 상반기 711원으로, 부직포는 112.77원에서 106.85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기저귀 가격은 내리지 않았다. 소협은 “원재료값이 올랐을 때는 기저귀 가격을 올리면서, 원재료값이 떨어졌을 때는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원재료 가격이 인하됐을 때 출고 가격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협은 또한 “기저귀 포장 단위가 지나치게 세분화한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개당 가격 비교를 하기 어렵고, 포장 비용이 늘어 결국 기저귀값이 오르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쓰는 3, 4단계 기저귀의 경우 각각 10종류의 포장 단위가 있다. 40개들이와 44개들이처럼 불과 몇 개 분량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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