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융화』의 거점…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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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 세계는 변동의 와중에 있다. 변동의 전달자는 고도로 발달된 수송과 통신의 새로운 기술 수단이며 그것에 의하여 국제 문화는 상호 이동이 촉진되고 지역의 고립이 와해되고 있으며 지식 상호간의 교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리하여 세계는 더욱더 개방적이며 가속적인 문화 이행을 이룩하고 있고 종래의 지식은 새로이 이행된 지식과 비교되고 검토되어 성립되는 이른바 「문화 융합」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시현하고 있다.
이 문화 융합은 지식의 교류에서부터 출발된다. 특히 통신 수단의 발달은 지식 상호간의 간격을 좁히고 그 작용력을 증진함에 크나큰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서관은 바로 이와 같은 통신 수단을 형성하는 한 요소로서 폭발적으로 증대하는 국제적인 지식의 교류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할 사명을 갖고 있다. 도서관은 지식의 보존자로서 또한 지식의 활용을 매개하는 「커뮤니케이션·미디어」로서 문화 융합의 거점이 되어야 하며 그 전초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호응하여 국립중앙도서관은 학술 교류의 적극적 매개체로서, 또 문화 융합의 전달자로서 그 사명을 완수하기 위한 다각적이며 적극적인 학술 교류의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먼저 1968년3월26일 주한미국 대사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시행하고 있는 한·미 학술 교류 업무를 들 수 있다. 미국의 학술 단체 및 학회에 제출된 학술 논문과 그 초록을 국립중앙도서관을 통하여 국내외 각급 단체 및 학자에게 배포하는 한편 국내 중요 논문을 수집하여 미국의 여러 학자에게 배포함으로써 양국간의 지식 교류에 앞장 서고 있다.
둘째로는 한·미 양국 간의 학회 활동 또는 세미나 중요 논문의 목차 학자의 동정 등을 알리는 순수한 정보 제공지인 「학술교류」 (Inter-Folw)를 발간하고 있는 일이다. 1970년3월31일 창간된 이 간행물은 매월 3천3백부가 간행되며 지금까지 총 3만5천1백부가 국내외의 학자에게 배포되어 국제 학술 교류의 전초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의 동양학회 회원과 재미 한국인 학자에게 중점적으로 배포되고 있는 「학술 교류」는 학자간의 개별적인 접근을 위하여 크게 공헌하고 있다.
세째로 국제 교류 촉진위 전통적인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는 국제 자료 교환의 업무이다. 현재 51개국 1백95개 처의 각급 학술 단체·도서관·교육 기관을 통하여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교환 업무는 1963년이래 3천1백69책이 접수되고 4천3백58책의 한국 문헌이 송부되었다.
네째로 한·미 공간행물 교환 협정을 체결하여 양국 정부의 간행물 전량이 상호 교환된 일이다. 이 협정에 따라 미국의 중요한 각종 정책 자료·통계 자료 등이 전부 입수되고 있다.
다섯째로 각종 국제 기구에 가입하고 있는 일이다. 국제 도서관 협회 (IFLA) 국제 「도큐멘테이션」 연맹 (FID) 등 9개처의 국제 단체에 가입, 국제적 동향을 민감하게 파악하며 세계 문화 조류에 호응하여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여섯째로 세계적으로 고조되어 가고 있는 한국학의 열도에 호응, 우리의 자랑할만한 전통문화를 널리 해외에 소개하는 일이다. 도서관 스스로 우리의 고 문헌을 개발하기 위하여 고서 종합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고서 위원회를 조직, 학계의 자문을 받아가면서 목록·해제 등 전반적인 서지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일곱째로 국제 교환 「센터」의 업무를 전개시키고 있는 일이다. 국내의 각급 도서관이 개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교환 자료를 일괄하여 미국의 국제 교환 「센터」인 「스미드소니언·인스티튜트」로부터 발송되는 교환 자료를 인수받아 이를 국내 각급 단체 및 도서관에 배포하는 봉사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이상과 같은 국제 교환 업무에 멈추지 아니하고 학술 교류에 보다 진취적인 업무를 전개하고자 인문 사회 과학 문헌 정보 「센터」의 역할을 담당할 계획을 촉진하고 있다. 외국의 권위 있는 중요 학술 잡지를 토대로 이룩될 이 계획의 내용은 미·영·독·불·일의 중요 학술지 1천 종 이상을 수집하여 이를 기초로 각종 색인, 초록지를 간행, 배포하고 문헌의 다양화를 꾀하고 그 유통을 원활히 하는 복사 업무 기타 언어의 장벽을 해소할 번석 체제의 확립 등으로 되어 있다. 현재 이 계획은 면밀한 기초 조사를 토대로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국립 중앙 도서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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