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친선 망치는 중공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동경=조동오 특파원】「두개의 중국」 논의는 「스포츠」에까지 침식하고 있다. 중공이 경시하고 있는 일본탁구연맹「고또」(후등갑이)회장은 국제탁구연맹 노선에 따라 지난 2월 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탁구연맹총회에서 자유중국을 제명하고 중공을 끌어 들이려다 실패, 중국의 이른바 정치 3원칙(①중국을 적대시하지 않는다 ②일·중공 국교 회복에 노력한다 ②두 개의 중국을 만드는 음모에 가담하지 않는다)을 감수하고 오는 28일부터「나고야」(명고옥)에서 열리는 제31회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 중공을 참석시키는데 급급한 나머지 『「스포츠」에 정치를 개입시켰다』는 한국 월남 등 반공국가와 자유진영의 호된 비난과 공격을 받고 아주 탁련 회장을 사임했다.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 앞서 오는 26일 「나고야」에서 열릴 ITTF(국제탁련) 총회에서는 자유중국의 가입문제가 커다란 의제로 시선을 끌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도 「고또」회장의 중공 경시태도에 숱한 반대의 소리가 높지만 기자는 20일 방일 중인 「아시아」 탁구연맹 회장대리 「딘·반·곡」(62·월남 탁구연맹회장)씨와 단독회견,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의 전망과 아울러 국제 탁련 총회에서의 자유중국 처우문제 그리고 중공경시 때문에 아주 탁련에 지탄을 받은 일본 탁련의 평가 등 당면문제에 대해 문답했다.
영어가 서투르다는 「곡」회장은 약 1시간에 걸친 회견에서 유창한 불어로 『자유중국이 국제연맹에 가입하는 것은 당연하며 지난번「아시아」 총회에서 보인 일본 탁련의 중공우대와 자유중국 말살계획이 절대 다수회원의 반대에 부딪쳤다는 사실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본 기자와의 단독 문답 요지는 다음과 같다.
▲문=중공이 6년만에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된데 대한 귀하의 의견?
▲답=「스포츠」에만 전념하고 정치에 연관을 맺지 않는다면 중공의 선수권대회 참가에 아무런 의견도 있을 수 없다.
▲문=아주 탁련총회에서 일본이 자유중국제명을 들고 나왔는데-.
▲답=결과가 응변으로 말해 주고 있다.
일본대표가 아주 탁련총회 안의 국제 탁련 「맴버」의 반대에 부딪치지 않았느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일본대표가 회장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는가?
▲문=자유중국의 국제연맹 가입 전망은?
▲답=가입되어야 한다. 때문에 「성가포르」에서 자유중국을 지지한 10개국 「맴버」 가운데 내가 있는 것이다.
자유중국 가입 요청은 오는 30일 열릴 ITTF총회에 제출될 것이다.
▲문=일본탁련회장「고또」(후등갑이)씨의 친중공적 태도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답=이 질문은 일본탁구협회 「고또」회장에게 물어 보기 바란다.
▲문=귀하는 한국의 탁구수준을 어떻게 보는가?
▲답=나는 한국탁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한국은 「아시아」에서 최우수 탁구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문=이번 대회에서 가장 우수한 선수는?
▲답=내가 아는 한 「이또」(이등)·「하새가와」(장곡천)선수를 최우수선수로 꼽을 수 있겠다.
▲문=그리고 중공이나 북괴에 대한 실력평가는?
▲답=앞선 질문에서 대답한 바와 마찬가지로 실력보다는 「나고야」대회에 정치가 개입되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승패나 연맹가입 문제보다는 민족·종교·정치를 초월해서 참가국간의 친선이 강화되길 열망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