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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진 아프리카] 인도양의 진주 세이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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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셸에서 해저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데니스섬. 면적 2.3㎢의 작은 산호섬으로 심해 낚시와 스노클링·다이빙의 천국이다.

누구나 가끔은 이런 상상을 해봤을 법하다. 골치 아픈 세상에 보기 싫은 사람들을 피해 무인도로 떠나는 거다. 요트나 경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작은 섬. 오로지 나만을 위한 공간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고 낚시나 작살로 물고기도 잡는다. 해안의 선선한 나무 그늘에서 책을 읽고 섬 안의 원시림 속 오솔길을 따라 산책도 한다. 연인과 둘이면 더욱 좋다. 마주칠 사람이 없으니 아담과 이브가 된양 놀아도 된다. 영화 ‘파라다이스’ 속 주인공처럼. 내가 셀레브리티라면 파파라치를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금상첨화다. 가끔 외로울라치면 거북과 새들이 찾아와 친구를 청한다.

야생 동물이나 곤충의 공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만을 위해 초 현대식 리조트가 마련돼 있다. 식사 때나 요트를 탈 때는 직원들이 살짝 나와 서빙을 한 뒤 조용히 사라진다. 실제 이런 곳이 있다. 아프리카 케냐 동쪽 1500㎞ 인도양 위에 떠 있는 작은 섬나라 세이셸이다. 지상 최후의 낙원이라 불리는 이곳은 영국 윌리엄 왕자 부부가 신혼여행을 가고 축구스타 베컴 부부가 결혼 10주년 여행지로 선택한 곳.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얼마 전 가족만의 오붓한 휴양지로 이곳을 찾았다. 모두 115개의 섬으로 구성된 세이셸은 전체 면적이 455㎢로 서울의 4분의 3에 불과하다. 인구도 9만으로 적은 데다 원주민 대부분이 중심 섬인 마헤에 모여 살다 보니 나머지 외딴 섬 십여 개가 한두 개씩의 리조트만 들어선 리조트 아일랜드로 개발됐다.

라디그섬의 화강암 해변. 햇빛 각도에 따라 바위 색깔이 핑크와 회색등으로 변한다. 해변을 걷다보면 자이언트 거북을 만날 수 있다.

큰 섬 하나에 휴양시설이 몰려 있는 하와이나 괌, 사이판 등과 다른 특징이다. 세이셸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자랑한다. 기온이 1년 내내 22~32도를 유지하면서 습도가 낮고 비도 많지 않다. 인도양의 태풍인 사이클론도 이곳만은 피해가는 무풍지대다. 각 섬에는 제각각 눈부신 백사장이 펼쳐지고 그 뒤로는 푸른 열대산림이 자리 잡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세이셸을 세계 최고의 해변이자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았다. 1500년까지만 해도 이곳은 진짜 무인도였다. 포르투갈 탐험가들에 의해 발견된 뒤 프랑스와 영국의 식민지를 거쳐 1976년 독립했다. 백인과 흑인의 혼혈인 크레올이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럽인들이 개척한 나라답게 사회 인프라가 잘 갖춰 있고 국민소득도 1만 달러를 넘는다. 힐튼·반얀트리·포시즌·켐핀스키 등 세계 유수의 리조트들이 들어서 고객을 맞는다.

세이셸은 일반 여행객도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최대 섬 마헤,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프라슬린섬,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무대였던 라디그섬 등에 대중형 리조트가 많이 생겼다. 한국에도 곧 세이셸 상품이 등장한다. 에티오피아항공 계열 여행사인 에티오피안 홀리데이는 11월 중 세이셸 6박 상품을 300만원 선에 내놓을 예정이다. 신혼부부가 주요 타깃이다. 에티오피아항공이 서울~아디스아바바 직항을 지난 6월 개설하면서 가능해진 상품이다. 에티오피아의 고대 유적들을 여행하기도 한결 수월해졌다.

세이셸·아디스아바바=글 김광기 기자 , 사진=에티오피안 홀리데이

●세이셸 1년 내내 22~32도의 기온을 유지한다. 4~10월이 바람이 적어 스노클링과 다이빙하기에 최적기다. 11~4월이 여름으로 기온이 다소 높다. 시차는 한국과 5시간. 화폐 단위는 세이셸루피(SR)로 환율은 달러당 14.5다. 여행 직전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체류한 적이 없으면 황열 예방접종과 말라리아 예방약 없이도 입국 가능하다. 서울에서 세이셸까지 에티오피아 항공(아디스아바바 경유) 가격은 64만원부터(02-733-0325), 에미리트 항공(두바이경유)은 132만원부터. 에티오피안 홀리데이는 세이셸 허니문 상품(6박9일, 5스타 힐튼 숙박)을 300만원 선에 11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02-724-7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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