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로 없는 횡계IC, 잘못 들어서면 강릉 왕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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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평·알펜시아리조트가 있는 강원도 평창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승용차는 주로 횡계요금소를 이용해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서울이 아닌 강릉방향으로 잘못 들어섰다간 큰 낭패를 겪는다. 차를 돌릴 수 있는 회차로(回車路)가 없어 강릉IC까지 갔다가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왕복 53.4㎞를 더 달리고, 횡계~강릉 간 통행요금 1900원을 꼼짝없이 물어야 한다. 시간은 막히지 않을 때 기준으로 40분이 더 걸린다. 목적지까지 가는 통행료도 강릉에서부터 계산되기 때문에 더 비싸진다.

 횡계요금소뿐이 아니다.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 334곳 중 회차로가 없는 곳이 50군데에 이른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속도로 회차로 미설치 영업소 현황’을 9일 공개했다.

88올림픽고속도로의 순창요금소에서는 광주로 가려는 운전자가 대구 방면으로 진입하면 북남원IC까지 왕복 48.4㎞를 돌아가야 한다. 서해안고속도로 일로요금소(40.3㎞), 88올림픽고속도로 지리산요금소(41.0㎞), 대전통영중부고속도로 단성요금소(42.8㎞)에서도 길을 잘못 들어서면 시간과 돈 낭비가 크다. 남해고속도로 순천요금소에는 회차로가 있긴 하지만 보수가 필요해 사실상 사용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노선별로는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에 회차로 없는 요금소가 9곳으로 가장 많았다.

 수도권에도 이런 곳이 적지 않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청계요금소를 지나 일산 방면으로 가려는 운전자가 판교 쪽으로 들어가면 판교IC까지 31.4㎞를 돌아야 한다. 이 구간을 갔다 오기 위해 보통 30~40분을 길 위에서 더 써야 하는 것이다. 또 김포·시흥·하남·성남·토평·남인천요금소에서도 방향 진입 때 실수를 하면 3~15㎞를 돌아와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 의원은 “회차로 없는 요금소에서 길을 잘못 들어서면 운전자들은 수십㎞에 달하는 거리를 돌아와야 하고, 요금도 부담해야 한다”며 “도로공사는 실태조사와 함께 운전자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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