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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프로야구 준PO 2차전] 끝내기로 또 끝냈다, 이번엔 김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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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넥센 김지수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연장 10회 말 3루 주자 박병호를 불러들이는 안타를 친 뒤 타구의 방향을 확인하고 있다. 김지수의 이 안타가 넥센의 2연승을 이끈 끝내기 안타였다. [뉴시스]

이틀 연속 끝내기 안타. 넥센이 플레이오프(PO)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넥센은 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0회 말 터진 김지수(27)의 끝내기 안타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둔 넥센은 남은 세 경기 중 한 경기만 이기면 PO에 나선다.

 양팀 모두 8회까지 명품 투수전을 이어 갔다. 넥센 선발 밴헤켄은 7과3분의1이닝 동안 4피안타·1볼넷·1실점으로 호투했고, 두산 선발 유희관 역시 7과3분의1이닝 동안 3피안타·3볼넷·1실점으로 맞섰다. 두 선발 모두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유희관은 최고 135㎞, 최저 105㎞의 느린 공으로 넥센의 강타선을 잘 요리했다. 1차전에서 홈런을 때린 넥센 4번 타자 박병호를 상대로도 기죽지 않고 몸쪽 공을 느리게, 그리고 더 느리게 던졌다. 유희관은 1회 유격수 땅볼, 3회 중견수 플라이, 6회 우익수 플라이로 박병호를 잡았다.

 유희관이 물러난 뒤 박병호가 다시 경기를 지배했다. 넥센이 1-0으로 앞선 8회 말 1사 2루에 등판한 두산 두 번째 투수 홍상삼은 이택근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1루가 비었기 때문에 박병호 타석에서 고의볼넷 작전을 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박병호는 투수에겐 공포였다. 홍상삼은 일어서 있는 포수 양의지 머리 위로 공을 던졌다. 고의볼넷 상황에서 나온 어이없는 폭투로 2루 주자 서건창은 3루에 안착했다.

 고의볼넷 작전이 해제되자 홍상삼은 더 긴장한 듯했다. 2구째 원바운드 폭투를 던져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박병호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홍상삼은 강정호 타석 때 또다시 폭투를 범했다. 포스트시즌 한 이닝에서 폭투가 3개나 나온 건 역대 처음이다.

 박병호는 수비와 주루에서도 큰 몫을 해냈다. 2-2로 맞선 연장 10회 초 2사 1·2루에서 1루수 박병호는 두산 이종욱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 1루에서 아웃시켰다. 수비로 1점을 막은 박병호는 10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오현택으로부터 몸에 맞는 공을 얻어냈다. 장타를 지나치게 의식한 오현택이 극단적으로 몸쪽에 붙이다가 박병호 유니폼 상의를 스친 것이다. 유희관은 느린 공으로도 박병호를 막아냈지만, 나머지 불펜 투수들은 더 빠른 공을 던지고도 박병호를 이기지 못했다.

 박병호가 출루하자 넥센 벤치는 병살을 막기 위해 치고 달리기 작전을 걸었다. 박병호는 수차례 1루에서 2루로 뛰었다 돌아왔다. 그러다 오현택의 견제구가 뒤로 빠지자 박병호는 3루까지 내달렸다. 발이 빠르진 않지만 공격적인 주루로 끝내기 찬스를 만든 것이다.

 거대한 영웅 박병호의 존재는 작은 영웅을 탄생시켰다. 후속 김지수가 우중간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3-2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2009년 입단한 김지수는 박병호와 청소년 대표로 함께 뛴 경력이 있다. 프로에서는 수비 전문선수로 나서다가 이날 연장 접전 끝에 첫 타석에 섰고 생애 최고의 안타를 쳤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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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첫 두 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
넥센 연장 승리 … PO행 1승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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