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인 광장 위한 도예연구소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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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도예가 권순형씨는 최근 이채로운 연구소를 견지동에 냈다.
종로예식장 입구의 동산방 3층에 마련한 그의 연구소에는 최근작의 도예품 만을 즐비하게 진열해 놓았는데 『자신의 제작활동을 공개적으로 검토하고 동호인의 광장을 갖고자』하는데 개설의 취지가 있다고 밝힌다.
서울대 미대 교수인 그는 1, 2년만에 갖는 발표전만으로는 미흡하고 또 고식적으로 학교에서 후진을 가르친다는 입장보다는 『주변사람들로부터 기탄 없는 의견을 듣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일이 시급해졌습니다.』 그래서 지난여름 천호동 가까운 과천 땅에 독자적인 가마(굴)를 마련하고 작년 12월까지 구어 낸 물건을 골라 1차 전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나라 현대도예는 출발점에 서있다. 고려·이조에 걸쳐 무르익었던 도예 예술은 이미 단절된 상태.
연륜을 거듭해 한국적인 소박하고 정돈된 아름다움을 재현하기까지에는 앞으로 피나는 숙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지금 단계는 태토·소성·유약에 대한 기초적인 실험에 불과한 것이다.
미술가의 「아틀리에」치고는 이색적인 성격을 띤 이 연구소는 곧 권 교수의 대담하고 의욕적인 태도라고 해석된다. 전시품에 대작은 없지만 자그마한 병·대접·화기 등에 있어 그의 최근 작품경향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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