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금병매'를 연재하며] 그림 김미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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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조성기 선생님과 일을 하는 게 벌써 두번째다. 예전에 선생님이 '브이세대'를 연재할 때 내가 그림을 그렸다. 당시에는 e-메일도 없고 스캐너 같은 것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원고가 늦게 넘어오기라도 하면 초비상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가 후다닥 그려가지고는 신문사를 향해 내달려야만 했다. 어떤 날은 갑작스러운 폭설 때문에 마감 직전에 그림을 넘긴 적도 있고,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그림 순서가 뒤바뀌어 뒤늦게 그림을 갈아끼운 적도 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지난 7년은 정말 많은 것을 변화시킨 듯도 하다. 국민의 정부와 월드컵 폭풍이 지나가고 신문 사회면이 앞으로 이동했다.

게다가 e-메일과 스캐너의 시대가 도래했다! 현실의 스피드가 롤러코스터를 탄 듯해서 조금 어지럽지만, 더 이상 그림을 들고 신문사를 들락거리지 않게 되어 무척 다행이다.

이번 작업에서는 구상.반추상의 펜화로 소설 읽는 재미를 더 느끼도록 하겠다.

소설가이기도 한 내가 다른 작가의 소설에 그림을 덧붙이는 재미는 특별하다. 그런데 조성기 선생님, 이번에는 원고 좀 미리미리, 많이 넘겨주세요.

◇김미진은=1962년 서울 출생으로 현재 연세대(미술사)에 출강하고 있다. '모짜르트가 살아 있다면' '우리는 호텔 캘리포니아로 간다' 등을 출간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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