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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광란…군민6명 사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김포=김경철·정광현기자】18일 하오8시40분쯤 김포군 하성면 전류리 서부전선 해병○여단○○중대본부막사에 동여단소속 공경렬 하사(27)가 수류탄 2개를 투척, 막사 안에서 근무중인 송종래 병장과 김덕풍 병장 등 2명을 죽게 하고 송명훈 소위와 서일석 소위 등 2명에게 상처를 입힌 후 부대를 뛰쳐나가 전류리 부락에서 닥치는 대로 M16소총을 난사, 민수홍씨(58)등 4명을 사살하고 장아지씨(62·여)등 3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공 하사는 마을에서 2백m쯤 떨어진 봉상산 속에 숨었다가 사건발생 12시간만인 19일 상오8시40분쯤 M16소총으로 자살했다.
이날 공 하사는 부대에서 1백m쯤 떨어진 전류리의 모 주점에서 김동우 하사와 함께 술을 마신 끝에 동중대 내무반으로 들어가 부하 사병들을 이유 없이 때리고 발길질하는 등 난폭하게 굴자, 동료 장병이 이를 만류하는데 화를 내고 수류탄 2발과 M16소총과 실탄60발을 들고 20여m 떨어진 중대본부 막사에 수류탄 터뜨려 놓고 뛰어나갔다.
공 하사는 바로 전류리 마을로 달려 내려가 길가의 민수홍씨 집의 문을 박차고 방안에 들어가려 할때 놀란 민씨가 방밖으로 나오는 순간 M16소총 2발을 쏘아 즉사케 했다.
이때 민수홍씨 바로 옆집에 사는 민병두씨(67)가 딸 옥기씨(38)와 총소리를 듣고 문밖 길가로 뛰어나오자 공 하사는 다시 총을 민씨에게 들이대며 『까불면 죽이겠다』고 위협하다가 그대로 총을 난사, 사살했다.
이어 공 하사는 이웃 민치옥씨(69) 집으로 달려가다가 역시 총소리에 놀라 문을 박차고 나오던 장기철씨(52)와 민재호군(18)에게 그대로 총을 쏘는 등 모두 4명의 부락민에게 무차별 난사, 사살했다. 이 소란 통에 장아지씨 등 부락민 3명도 총상을 입었다.
약15분동안 공 하사가 M16소총을 난사하는 난동을 부리는 사이 전류리 마을 60여 가구는 어둠 속에서 연속살인의 공포에 떨었다.
공 하사는 범행 후 마을뒷산인 봉상산으로 도주, 곧 헌병과 해병 1백60여명이 산을 포위하고 확성기로 자수를 권유했으나 불응, 하룻밤을 산 속에서 보낸 다음 19일 상오8시40분쯤 M16소총으로 자살했다.
사고원인을 수사중인 해병대당국은 이날 공 하사가 술을 마신 뒤 갑자기 정신착란을 일으켰다고 말했으나 경찰보고에 따르면 이날 공 하사 등은 부대 안에서 노름을 하고 돈 5천원을 잃었는데다 상관으로부터 기합까지 받아 화풀이로 술을 마셔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공 하사는 소주 2홉들이 2병을 마시고 술에 취해 사고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43년 3월2일 충남 당진군 우강면 세류리에서 태어난 공 하사는 62년 합덕농고재학중 부모를 잃고 중퇴, 고아로 자라다 66년 8월 해병대에 입대했다.
67년7월 파월 청룡부대에서 1년간근무하고 68년7월에 귀국한 공 하사는 지금까지 이 부대에서 복무해왔다.
평소 과격한 성격 탓으로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아온 공 하사가 이날도 평소에 쌓였던 소외감으로 정신착란증세를 일으켜 사고를 낸 것으로 군당국은 보고 있다.

<사망자 명단>▲송종래 병장 ▲김덕풍 병장 ▲민병두(67·김포군 하성면 전류리) ▲민수홍(57·상동) ▲민재호(18·상동) ▲장기철(52·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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