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프리뷰] NL 유망주 TOP 10 (1)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 라일 오버베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1루수)

4년간의 마이너리그를 보내면서 평균 0.345의 타율과 3번의 100타점을 기록했던 라일 오버베이는 올시즌을 앞두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26살이라는 적지않은 나이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어루비엘 두라조가 4각트레이드를 통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이적한 것이다. 38살의 노장 마크 그레이스는 더 이상 오버베이의 적수가 아니고, 풀타임 선발 출장을 보장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부드럽고 짧은 스윙, 타구를 그라운드 구석구석으로 보낼 수 있는 정확성은 신인왕후보로서도 손색이 없다. 완벽할 것 같은 오버베이에 대한 우려는 '나이' 때문이다. 마이너리그의 평균연령보다 많고, 어린선수들을 상대로 기록한 성적은 메이저리그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비드 엑스타인(애너하임 에인절스)도 그런우려를 실력으로 넘어섰다. 올시즌 김병현의 승리를 지켜줄 오버베이의 타격에 기대를 걸어본다.

◆ 최희섭 (시카고 컵스, 1루수)

'신인왕 후보 1순위' '능력이상의 평가를 받는 선수'. 칭찬일색이던 최희섭에 대한 평가가 최근에 들어서 상반된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역언론과 팀 내에서 최희섭의 위치는 요지부동이다. 40개이상의 홈런이 가능한 1루수의 출현은 그간 마크 그레이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후 공석이던 컵스의 1루가 새로운 주인을 맞는 의미가 있다.

최희섭의 강점은 큰 체격과 짧은 스윙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있는 타격이다. 지난해 잠시 메이저리그에 머무는 동안 왼손투수의 바깥쪽 볼에 약점을 노출하며 우려를 낳았지만, 각 팀을 대표하는 유망주들이 각축을 벌인 애리조나 폴 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맹타를 휘둘러 한단계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올시즌 최희섭은 에릭 캐로스와 주전경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캐로스가 허리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찾지못해, 개막전부터 붙박이 1루수는 최희섭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컵스는 최소한 20개이상의 홈런을 기대하고 있다.

◆ 말론 버드 (필라델피아 필리스, 외야수)

말론 버드는 너무 많아서 희귀성이 사라진 것 같은, 30홈런-30도루로 대표되는 5툴 플레이어다. 힘있는 타격, 빠른 발을 기본으로 갖춘 이러한 선수들은 대부분 선구안 부족의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고 수퍼스타의 꿈을 펴보지 못한채 쓸쓸히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그러한 면에서 버드의 메이저리그 진입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다. 버드역시 사사구-삼진의 비율이 1/2을 기록할만큼 선구안이 뛰어나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수치는 40홈런 이상의 강타자들의 삼진비율과 같다. 필리스는 버드가 덕 글랜빌이상의 공격력을 보인다면, 주전 중견수의 역할을 맡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패한 툴 플레이어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위해서는 조금 더 선구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조 서스턴 (LA 다저스, 2루수)

"다저스에 희망은 없다" 케빈 말론 전 단장의 '유망주 팔아치우기'가 실행될 무렵, LA의 지역언론은 탄탄한 팜 시스템의 붕괴를 우려했었다. 실제로도 다저스는 최근 몇년간 트레이드가 불가능할만큼 쓸만한 유망주들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첸징펑의 빅리그 데뷔를 시작으로, 올해는 조 서스턴이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 4월을 기다리고 있다. 한 때 내셔널리그에서 손꼽히는 공격형 2루수로 평가받던 마크 그루질라넥(시카고 컵스)의 트레이드는 서스턴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퍼즐맞추기였다.

서스턴의 최대강점은 정신적인면에 있다.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성적과 함께 '좋은 선수'로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서스턴도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푸홀스만큼 강하다. 서스턴의 강점은 빠른발-뛰어난 배트컨트롤등 1번타자의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더불어 매시즌 15개이상의 홈런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을만큼 파워도 있다.

다만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이유가 수비불안에 있는 것처럼 글러브처리와 송구등 수비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올시즌 다저스는 2루수 서스턴-유격수 세사스 이스투리스-3루수 애드리언 벨트레로 이어지는 전도유망한 내야진을 갖추게 됐다.

◆ 브랜든 라슨 (신시네티 레즈, 3루수)

운동선수가운데서도 눈이 나쁘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든 라슨도 그런 선수중 하나였다. 다른부상으로 재활의 시간을 갖던 라슨은, 라식수술을 받았고 좋아진 시력덕분으로 지난해 트리플 A에서 타율 0.340과 25홈런을 기록했다. 라슨의 이런 활약은 레즈에게 붙박이 3루수였던 애런 분을 2루로 밀어내는 확신을 줬다.

라슨의 단점은 생각이 지나치게 많다는데 있다. 그런 단점은 생각할 시간이 없는 빠른 볼에는 강점을 나타냈고, 생각할 시간이 많은 오프스피드공에 단점을 드러내는 결과로 나타났다. 라슨으로서는 자신의 공만을 노려칠 필요가 있다. 기회가 부족했던 26살의 유망주에게 개막전 선발로 풀타임을 시작할 절호의 시간이 찾아왔다.

◆ 커트 에인스워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투수)

마이너시스템내 최고의 유망주라는 칭호가 떨어진지 2년이 지났다. 지난해에는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뤘지만 가능성만을 확인한채,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했다. 일부에서는 제롬 윌리엄스-제시 포퍼트에 비해 파워가 떨어진다며, 진정한 '에이스'는 윌리엄스나 포퍼트를 꼽았다.

잠시 멈칫거리면 치고올라오는 선수들에게 밀려 트레이드 카드로 쓰여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에인스워스는 그런평가를 뒤로하고 2003시즌 자이언츠의 선발로테이션의 한자리를 맡았다.

보통 이런 입장의 선수들은 좋은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나 힘에서 밀리는 인상을 받게되면, 속도를 높이기 위해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유망주 애덤 페티존도 같은 경우를 겪었다. 프레즈노대학 동기생인 제프 위버(뉴욕 양키스)에 비해 늦게까지 마이너리그에 남았던 페티존은 속도를 조금 더 올리겠다는 생각에 무리했고, 무리는 부상을 불렀다.

에인스워스의 현재상황은 좋은편은 아니지만, 150킬로미터에 이르는 투심패스트볼을 마음먹은대로 구사하는 투수는 흔하지 않다. 비록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신경쓰이지만, 에인스워스의 능력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도 좋을만큼 뛰어나다.

에인스워스의 경우 시즌초반의 활약에 따라 한 시즌의 성패가 달려있다. 9월이면, 윌리엄스와 포퍼트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전에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야만 한다.

Joins 유효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