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시즌결산 - 요미우리 자이언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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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86승 52패로 2무로 1위, 팀 방어율과 타율, 홈런, 타점 1위 등 전부분에 걸쳐 선두를 달리며 여유 있게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신임 하라 감독은 나가시마 전임감독보다 카리스마가 떨어진다는 평을 받지만, 합리적인 운용에 있어선 한수 위였다.

특정선수를 편애해 선발로테이션에 원칙이 없었던 나가시마와 달리, 시즌 중 에토, 다카하시 요시노부, 기요하라, 니시, 니오카 등 부상자가 속출할 때 단 2명만을 제외한 채 실력 있는 2군 멤버들을 과감하게 기용해 선수운용의 폭을 넓혔다.후쿠이, 사이토 다카유키가 좋은 예다.

또한 선발투수를 5회 이전에 교체한 것도 10번이 되지않을 정도로 선발투수에 대한 믿음을 두었고, 뛰어난 기량의 선발투수들은 이 기대에 충실히 부응했다.

[타력]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타선의 중심은 마츠이 히데키 (.334 50홈런 107타점), 포수 아베 (.298 18홈런 73타점), 유격수 니오카 (.281 24홈런 67타점), 좌익수 시미즈 다카유키 (.314 14홈런 58타점)였다.

많은 타자들 중에서도 마츠이 히데키의 활약은 센트럴리그의 차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마츠이는 경쟁자인 주니치 후쿠도메의 타율관리때문에 타격타이틀을 따내진 못했을 뿐 볼넷, 타점, 장타율, 홈런 1위를 기록해 MVP에 올랐으며, 이제 빅리그 팀들의 러브 콜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2년생 포수 아베는 올해 9개의 패스트볼을 기록하는 등 작년에 이어 수비부분에서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그러나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코칭스탭의 믿음 속에 허슬 플레이를 보이고있어 점차 팀 내 선수들도 포수 사인을 무시했던 작년과는 달리, 그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베는 2할2푼대의 저 타율에 시달렸던 작년의 악몽을 딛고 3할에 가까운 타율에 고비때마다 불방망이를 휘둘러 하위타선의 해결사로 성장했다.

톱타자 시미즈 다카유키는 191안타를 날리며 최다안타 1위에 올랐고, 4년차 유격수 니오카는 임팩트시 허리를 효과적으로 돌리는 기술적배팅으로 데뷔 때의 18홈런을 갱신했다.

2루수 니시, 3루수 에토, 찬스에 강한 내야유틸리티맨 모도키도 나름대로 자기 몫을 했지만, 1루수 기요하라, 13번의 힛 바이 피치볼을 얻어맞은 꽃미남 다카하시 요시노부는 부상 때문에 기대치에 걸맞는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투수력]

요미우리의 선발투수들은 6개 구단 중 최강으로 우에하라 (17승 5패 2.60 승률, 다승, 완투 1위), 다카하시 히사노리 (10승 4패 3.09), 구와다 (12승 6패 2.22 방어율 1위), 구도 (9승 8패 2.91), 이리키 유사쿠 5명으로 대표할 수 있다. 또한 이리키를 제외하고는 모두 규정이닝을 넘겼다.

우에하라는 204이닝동안 23개의 볼넷만 내주는 정교한 컨트롤과 포크볼을 앞세워 99년에 이어 2번째 사와무라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베테랑 구와다는 이젠 구위에 의존하지않고 17년간 쌓아온 피칭노하우로 타자심리를 파악하는 두뇌피칭을 보였다. 언제 타자가 공을 치지않는지도 예측하고 자신있게 공을 꽂아넣은 그는 타격에서도 .294 1홈런 9타점으로 날카로운 배팅을 선보였다.

좌완 베테랑 구도 투수도 작년도 자신을 괴롭혔던 부상에서 벗어나 직구와 커브의 절묘한 배합으로 현역 최다승인 186승을 올리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오카지마, 조베, 마에다 유키나가, 가와모토가 버티는 중간진은 보통이었지만, 마무리 가와하라 (5승 3패 28세 2.70)가 위력적인 직구, 슬라이더를 앞세워 구원부문 2위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인투수 조성민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뒤 팀을 떠났으며, 정민태도 5월에 퍼시픽리그로의 이적을 요청했다 거부당한 채 역시 팀을 탈퇴했다.

뿐만 아니라 두터운 선수층과 외국선수들이 쉽게 적응하기 힘든 특유의 배타적분위기 때문에 외국인선수 존 와스딘, 헥터 아만테, 펠리페 크레스포 모두 기회를 잡지 못하고 해고당했다.

문현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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