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이기 시작한「빌딩」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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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사무실 또는 점포 임대업과 관광 호텔 등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빌딩」경기가 최근에 와서 퇴조, 임대료가 계속 내려가고 있는가 하면 일부 신축 호텔에서는 투숙용을 유치하기 위해「택시」운전사들을 동원하는 등 열을 올리고 있다.
건물 임대료는 지난 8월 31층에 연건평 1만5백 평이나 되는 삼선사계의 삼일로「빌딩」이 준공되면서부터 고개를 숙이기 시작,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 구체적인 예를 몇 가지만 들어보면 우선 앞에든 삼일로「빌딩」이 종전 같으면 평당 7만원(보증금)은 받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보증금 평당 5만5천 원, 월세 5천5백원으로 낙착됐으며 최근에 완공된 한국유리 계의 동화「빌딩」(16층)에 와서는 평균해서 평당 3만5천 원과 3천5백원으로 떨어졌다.
동화 빌딩은 위치도 좋을 뿐 아니라 퍽 잘 지었다는 평을 받은 건물이기 때문에 평당 6만 원은 문제없을 것으로 업계는 짐작했었다는 소문이다.
한편 일부 새로운 관광「호텔」에서는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김포공항을 왕래하는「택시」신 운전사들에게 예약 안 된 외국인 관광객 한 사람 당 3백원에서 5백원의 팁을 주고 있다는데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본 관광호텔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렇게 빌딩 경기가 크게 후퇴하고 있는 이유는 빌딩이 너무 많아진 탓도 있지만 경제계 전반의 불경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는데 내년에도 빌딩의 불황은 좀처럼 풀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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