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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미 국무차관의 언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주한미군의 일부감축계획에 따라 한미 양국간에는 새로운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었음은 우리가 다 아는 바와 같다. 그러던 중 작일 본지보도와 같이「U·알렉시스·존슨」미 국무차관은 본사 봉두완 특파원과의 단독회견을 통해 전기한 문제들에 걸쳐 공식적인 미국의 태도를 밝혔다.
우선 그 주요골자를 보면 ⓛ미군감축으로 한국 민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입장은 이해하나 미국은 한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행동으로써 신의를 지킬 것을 신뢰하라는 것 ②지난날의 6·25 때와는 달리 한국군이 강화되고 미국의 신뢰와 뒷받침을 받고 있으므로 북괴가 감히 침략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는 것 ③국군현대화계획은 15억불이 되었건 아니건, 구체적인 숫자를 지금 말할 수는 없지만, 재정적 뒷받침의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며, 미국의 어느 행정부 건 반드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것 ④미국의 대한방위공약은 한미방위조약을 비롯해서 박-닉슨 회담·호놀룰루 국방장관회의「애그뉴」부통령의 방한 시 등의 성명을 통해 누차 확인됐다는 것 ⑤한국은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나라로서 앞으로의 한-미 관계는 원조를 주고받는 나라로서가 아니라 성숙하고 발전된 나라간의 관계가 기대된다는 것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존슨 차관은 일 찌기 서울주재 부영사(왜정 시=37년)를 지냈으며, 미-중공 대사 급 회담에서는 최초의 대표(55년 제네바)였고 주일 미 대사(66년) 등을 지낸바 있는 탁월한 외교관인 동시에 한국은 물론 일본·중국 등을 잘 아는 극동 통이다.
존슨차관은 금년 들어 일본 및 오끼나와 문제에 관한 사이밍턴 위원회(1월26일∼29일), 미국정치·사회과학자 연차총회(4월10일)에서의 대 극동정책연설, 그 밖의 극동문제에 관한 기자회견(7월17일) 등에서도 한국문제에 언급한바 있다. 존슨차관은 극동문제를 논할 때는 거의 빠짐없이 한국문제에 언급해온 지 한파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 존슨차관이 본사 봉두완 특파원과의 회견을 통해 언명한 것의 특색이 있다면 우리의 지대한 관심사에 관해 그가 종합적이면서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었다는 점일 것이며, 미 국무차관으로서의 책임 있는 답변을 한 국민에게 표명한 것이라고 보겠다.
그러나 존슨차관의 답변 가운데서 북괴도발의 개연성에 대한 우리와의 의견차이,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수정 논을 은연중에 배제하고 있는 점, 북괴로부터의 어떤 형태의 침략에 미국이 대응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한 모호한 답변 등은 존슨 차관의 입장에서 불가피한 일이 될지 모르나, 아직도 우리의 마음을 흡족하게 못해 주었음이 사실이다.
미국의 대한정책이 종래와는 적지 않게 전환하는 시기에 있어서 한미간에 가장 크게 제기되고있는 것은 상호신뢰의 문제일 것이다.
「존손」차관은 한국안보를 위해 말로써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써 지원할 것을 거듭 확약하고 어떤 경우에도 우방의 신의를『믿어줄 것』을 강조했지만, 그러는 데 있어서는 한-미간에 당면해서 합의되고 있는 주한미군감축에 대체되는 최선의 방법을 최대로 현실화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또 원칙적으로는 한국을 중심으로 한 정세분석에 있어 한-미간에 조금이라도 의견차이가 없어야하고 한-미 협조역량을 과거보다도 강화하는 조치를 실제로 한국 민에 보여야 한다는 것을 이 기회에 다시 한번 바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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