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종군기자 프로그램 美전투병과 전선 오가며 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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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임박한 이라크 전쟁에는 미국의 새로운 전쟁전략과 첨단무기가 총동원되겠지만 한편으로 '임베드(Embed)'라는 새로운 종군기자 프로그램 실험도 이뤄진다.

임베드 프로그램은 미 국방부가 전세계에서 5백명의 기자.방송카메라맨(미국 4백명.외국 1백명)을 선정, 이들이 전쟁 기간 미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일선 부대에서 전투병들과 숙식을 같이 하고 전선을 함께 오가며 보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세계의 주요 전장(戰場)에서 전쟁 당사국들은 자국의 극소수 언론인에 한해 부분적인 종군취재만 허용해왔다. 1991년 걸프전 때도 미국은 극소수의 공동취재단에 한해 자국 함대.부대 취재를 허용했다.

미국 내에서는 이 때문에 전쟁 관련 보도가 이라크의 입장만 반영된 바그다드발(發)에 집중됐고, 미확인.부정확한 기사가 더해져 곤욕을 치렀다는 반성이 제기됐다.

이번 임베드 프로그램은 이같은 문제점을 줄이고 가뜩이나 이라크전에 회의적인 국내외 여론을 '미군 동행 취재'로 무마해보려는 의도도 물론 담겨 있다.

본사는 미 국방부가 지난달 말 워싱턴 포린프레스센터 소속 특파원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명회에서 "부대이동.작전 등에 관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보도 방향이나 내용에 대한 검열과 국적 차별은 없다"는 확인을 받은 뒤 신청 절차를 밟았다.

또 한층 균형잡힌 이라크전 보도를 위해 미 국방부 종군취재와는 별도로 이라크.요르단 등에도 특파원을 파견, 이미 독립적인 현장 취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 국방부의 선정 기준은 매체의 영향력.발행부수 등을 기준으로 이뤄졌으며, 지난 14일 전세계 신문.방송.통신.잡지사 중 1백여개사 5백명의 언론인들이 선발됐다.

외국 언론 중에는 영국 BBC, 일본의 NHK.TBS, 아랍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등 40여개사가 선정됐고, 한국에서는 중앙일보.조선일보 등 2개사가 포함됐다.

본사는 그동안 사내 공모를 거쳐 국제부 안성규(安成奎)차장을 종군기자로 선발, 전쟁보험가입.방탄조끼.방독면 지급 등의 준비 절차를 거쳐 26일 쿠웨이트 현지에 파견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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