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의 성토 너무 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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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여야간의 안보시비로 중단됐던 선거법 협상이 21일 갑자기 다시 열렸지만 여야 대표들은 별로 신바람이 나지 않는 눈치.
국회 본회의를 열어 놓은 채 아침 9시반부터 의장실에서 열린 중진회담은 선거인 명부작성의 선관위 이관문제부터 막바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회담이 시작될 무렵 정순영 신민당총무의 굳은 표정을 가리켜 공화당의 김진만 총무가『일부러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고 농담을 걸기도 했는데 여당보다는 야당대표들의 인상이 더 딱딱한 편이었으며 신민당의 정일형 대표는『몸이 불편하다』고 아예 불참.
열의도 없었던 중진회담을 기다리던 국회 본회의는 몇 분만에 산회해 버리고-.
○…김대중 신민당 대통령후보는 21일 전주 행사중에서, 자신이 내놓은 전당대회 연기에 관한 절충안이 비주류가 끝내 승복할 것이냐는 물음을 받고 『유세하러 왔는데 그런 문제는 얘기하지 말자』고 피하면서도 『후보가 내놓은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후보가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전주 지구당위원장직을 맡고있는 이철승씨는 비행기편으로 먼저 내려와 연설회장을 들러보는 등 유세준비로 바쁘게 움직였는데 대회를 연기하기로 한 절충안에 대해『비주류와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고 불만스런 표정을 지으며『내주 초 이재형 정일형씨 등과 다시 모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후보는 강연회에 앞서 전주 시내에 있는 충혼비, 국군묘지, 김유신장군 사당을 참배하고 전주「가톨릭」주교관을 방문했다.
【전주=허준기자】
○…신민당 정무회의의 전당대회 연기 결의에도 불구하고 대회를 갖고자 하는 비주류의 집념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비주류 사람들은『당수 등 임원은 당급에 따라 오는 11월로 임기가 끝나는데다가, 당 기능 정지란 구속력이 없다』『유 당수가 재 신임만 얻으면 다른 임원 선정은 맡겨준다는 약속 아래 신임투표만이라도 해봐야 하지 않느냐』고들 한다.
한편 비주류 대표이면서도 후보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해서 대회 연기에 합의해 준 김원만·김응왕씨는 21일 아침『우리로서는 잘한 것으로 믿고 한 일인데 서울과 지방의 비주류 대의원 성토가 너무 심하다』고 안타까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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