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명보 “보시라이 10~15년 형, 항소 안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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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의 가족 사진 [명보]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사사롭게 친한 것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법은 애정을 남기지 않는다. 위 아래 사이에 일이 없다면 오직 법만이 존재할 것이다.(官不私親, 法不遺愛, 上下無事, 唯法所在.)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공개재판이 열린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의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20일 오전 10시 13분(현지시간)에 올린 글이다. 중국 전국시대 조(趙)나라 학자로 법가에 속하는 신도(愼到 B.C 350?~275?)의 저서인 『신자(愼子)』 중 군주와 신하의 관계를 다룬 ‘군신(君臣)’편에 나오는 말이다.

“인민의 군주가 되는 자는 많이 듣지 말아야 한다. 법을 근거로 삼고 다수에 의지하며 그것으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을 자세히 살핀다. 법 없는 말은 귀에 들리지 않는다. 법 없는 노력은 공에 옮겨지지 않는다. 노력 없는 친함으로 직무에 임하지 않는다( 爲人君者不多聽, 據法倚數以觀得失. 無法之言, 不聽於耳; 無法之勞, 不圖於功; 無勞之親, 不任於官)”에 이어지는 구절이다.

지난시 중급법원은 18일 오후 4시 59분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은 2013년 9월 22일 10시 본원 제5 심판정에서 피고인 보시라이의 수뢰, 공금횡령, 직권남용안에 대해 공개 선고한다”는 공고를 웨이보에 게재했다.

법원 웨이보는 공개재판 하루 전인 8월 21일 저녁 『한비자(韓非子)』 ‘유도(有度)’편에 나오는 “법은 귀족을 봐주지 않는다. 먹줄이 굽지 않는 것과 같다. 잘못을 벌할 때는 대신도 피할 수 없으며, 선행을 포상할 때에는 필부도 제외하지 않는다(法不阿貴 繩不撓曲 刑過不避大臣 賞善不遺匹夫)”라는 문장을 인용해 ‘법 앞의 평등’을 강조한 바 있다.

보시라이 판결이 임박하자 해외 주요 매체들의 형량 예측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19일자 홍콩의 ‘명보’는 ‘보시라이 형량 룰렛’이란 기사를 통해 홍콩 도박사들 사이에서 종신형, 15~20년, 10~20년을 놓고 치열한 베팅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시라이의 프랑스 호화별장 수뢰안은 성립되지 않아 1심에서 10년에서 15년 사이의 형량을 선고받고 보시라이도 상소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보시라이가 가족에게 보낸 옥중서신을 입수해 보도했다. 편지에서 보시라이는 가족들에게 아버지 보이보(薄一波) 역시 여러 차례 투옥된 경험이 있음을 상기시키고 자신도 “언젠가 결백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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