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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밥상·도시락 … 외식업계 '고급 한식'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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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CJ푸드빌은 손님이 몰리는 우리 농산물 한식 뷔페 ‘계절밥상’ 판교 1호점에 이어 15일 서울 가산동 W몰에 ‘계절밥상’ 2호점을 열었다. [사진 CJ푸드빌]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식업계에서 ‘고급 한식’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자본력을 갖춘 외식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CJ푸드빌은 15일 서울 가산동에 위치한 패션아웃렛 W몰에 ‘계절밥상’ 2호점을 열었다. 경기도 판교에 연 계절밥상 1호점은 ‘제철에 나는 우리 농산물로 만든 한식 뷔페’라는 컨셉트를 앞세워 입소문이 났다. 계절밥상은 전남 장흥의 감자와 햇보리로 지은 감자보리밥, 강원도 횡성에서 기른 속배추를 이용한 속배추쌈밥처럼 토종 농산물로 만든 제철 메뉴 70여 가지를 공급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한식은 고풍스러운 집에서 먹는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 가족 외식으로는 적당하지 않았으나, 계절밥상은 엄마가 차려준 듯한 제철 상차림으로 가족 고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계절밥상에서는 계절별로 장어구이나 전복죽 등도 무제한 즐길 수 있다. 모든 재료에 원산지를 표시하고 조리대를 공개해 요리 과정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 것도 주효했다. 계절밥상에는 문을 연 지 두 달 만에 6만 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1000명이 방문한 셈이다. 현재 계절밥상에서 점심 식사를 하려면 가게 문을 여는 오전 10시 이전에 도착해 3시간 가까이 줄을 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다. 전체 220석 가운데 10%를 사전 예약 손님으로 받는데 현재 연말까지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죽 전문업체 본죽이 3년간 준비해 문을 연 본도시락은 ‘고급 한식 도시락’을 표방해 성공했다. 가맹점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150호점이 문을 열었다. 그간 고급 도시락 시장은 초밥 같은 일식 요리가 차지했다. 본도시락은 ‘어머니가 만들어준 것 같은 도시락’을 앞세워 성공했다. 흑미밥에 고등어조림, 우렁된장쌈밥, 제육쌈밥 같은 홈메이드 한식 반찬을 주간 단위로 교체해 공급한다. 본도시락의 성공은 치밀한 사전 시장조사가 바탕이 됐다. 본죽 측은 3년간 직영 매장 3곳을 열고 메뉴에 변화를 줘 가며 고객 반응을 점검했다. 처음엔 3000원짜리 메뉴를 앞세워 값싸고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컨셉트를 내세웠는데,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오히려 고급 메뉴를 늘리고 값을 올릴 때마다 손님이 늘자 아예 ‘프리미엄 도시락’으로 전략을 바꿨다. 본도시락 관계자는 “고객들을 심층 면접한 결과 조금 가격이 높더라도 몸에 좋고 맛있게 만들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의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한 “배달 도시락은 매일 먹는 음식이 아니어서 단순한 끼니 해결용보다 외식 대용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전통 한식당 삼원가든에서 출발한 외식전문기업 SG다인힐은 지난해 고깃집 브랜드 ‘투뿔’을 열면서 ‘1++’ 등급 최고급 한우를 대표상품으로 내세웠다. 산지에서 직송한 최상등급 고기를 판매하면서 점심때는 곰탕·백탕·홍탕 등 전통 한식 메뉴를 곁들여 고객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외식전문 기업 썬앳푸드가 연 ‘비스트로 서울’은 은대구조림, 채끝등심처럼 개당 가격 4만~5만원대의 고급 한식 요리를 대표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이태종 상임부회장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외식 문화가 확산되는데 한국의 경우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건강한 한식, 고급 한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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