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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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시중에 나와 있는 「스웨터」에는 순모, 합성섬유, 모사와 함성섬유의 혼방 「스웨터」등이 있다. 이 가운데는 털실 제조업체가 직접「스웨터」를 짜서 직매점을 통해 내놓은 것도 있으나 대부분은 털실을 사서 「스웨터」만 생산해내는 영세업자의 제품이다.
국내 수요를 위한 「스웨터」업자는 약 3백여개로 추산된다. 이들은 「스웨터」수출조합에 가입된 수출품 생산업자(1백 85개 업체)들과는 구별, 국내 수요품 만을 생산하며, 수출업자는 국제시장을 대상으로만 생산하고있다.
따라서 국내시장에는 수출품이 나오지 않게 되어 있으나 수출품 품질검사에서 실격된 제품들이 많이 판매되고있고, 심지어는 국내용으로 생산되는 「스웨터」를 수출품이라고 속여 팔기까지 한다.
2∼3년 전부터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스웨터」는 합성섬유「스웨터」이다. 「캐슈밀런」, 「엑슬란」 등 「아크릴」 섬유의 진출이 특히 많았고, 모사와 이들 합섬류와의 혼방제품도 순모 「스웨터」를 앞지르는 경향이다.「캐슈밀런」등 합성섬유제품은 값이 싸고 비교적 보온력도 순모와 비등하지만 먼지와 때가 잘 타며 합성제품 일반의 결점인 흡습·통기성이 부족한 제품이다. 혼방제품도 순모보다는 덜 따뜻하며 감촉이 매끌 하다.
합성 「스웨터」나 혼방은 순모보다는 질기고 세탁도 편리하나 여러 면에서 볼 때 순모제품에 떨어지는 제품이다.
국내 시장에 「스웨터」를 공급하는 생산업자들은「스웨터」 도매상 보다 적은 규모의 자본으로 지탱하는 영세업자들로 69년도 국제 시장조사 연구소(IMI)의 조사결과 과반수의 생산업체들이 심지어는 소매상보다도 더 작은 규모로 유지하곤 있음이 밝혀졌다. 또 생산업자들이 구입하는 원료의 소규모 화 현상도 지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생산업체의 영세성,「스웨터」거래상의 불균형, 중간 도매상의 출현이 결국은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요소라고 이 조사에서 분석되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생산·유통에서의 문제를 개의치 않더라도 실제로 「스웨터」를 살 때 곤란한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같은 물건이라도 시장과 백화점의 가격차이가 심하며 도매상·중간도매상·소매상의 가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또 영세업자의 제품인 만큼 불량품을 사게되는 예가 허다하다. 털실제조의 부실로 원료부터 질이 낮은「스웨터」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앙고라· 스웨터」는 보통 2천원∼3천원에 거래되는 비싼 제품이지만 털이 몹시 묻어나고 세탁 후에는 털이 엉겨버리는 것이 보통이다.
불량한 「스웨터」는 원료이외에도 제품의 여러 부분에서 미비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흔히 잘못되어 있는 곳이 단추 구멍으로, 구멍의 둘레가 터지고 구멍이 늘어나는 것이 많다. 또 아랫단이 뜯어진 것, 색이 다른 실이 섞인 것, 험이 생긴 곳을 꿰맨 것, 심지어는 코가 빠진 「스웨터」 까지 있다.
「스웨터」를 고를 때는 어떤 상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원사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순모와「캐슈밀런」의 차이는 쉽게 구별이 되는데 순모가 훨씬 푹신하고 「캐슈밀런」은 포근한 맛이 없이 매끌 한 감촉을 준다. 같은 원료의 실 가운데서 우열을 가리는 것이 더 어렵고 중요한 점이다. 품질표시는 반드시 붙이게 되어 있으므로 품질표시 표를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허위품질 표시의 제품이 나와있어 믿기 어려운 점이 많다.
일반적으로 단추 구멍과 단추, 목 둘레와 아래 단의 봉제, 목 부분의 신축성을 확인하며「앙고라」등 풍성한「스웨터」는 겉옷이나 남의 옷에 털이 옮겨 붙고, 세탁 후 엉길 염려가 있다는 점에 유의가 필요하다.

<정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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