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병주는 약있다|10일 『약의 날』 맞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0일은 제14회 「약의 날」이다. 병을 고치기 위한 약으로 근래 매스·미디를 통한 과대선전으로 대수롭지 않게 마구 쓰여져 문제가 되고있다.
미국처럼 의사의 지시를 받아야만 약을 살수 있는 제도가 없는 것도 약의 남용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대보건대소장 황태영씨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도시의 약방에서 약을 살 경우 90·7%가 약을 그대로 사가며 약제사나 반수의 처방에 따라 약을 조제해 가는 사람은 겨우 9·3%라고 한다. 이렇게 광고선전을 통해 자기 스스로가 약을 선택하는 경향은 약뭄의 오용과 남용을 가져오기 쉽다.
특히 항생제의 남용에 의한 해독작용은 가장 심한 것. 고열과 설사로 고생하던 사람이 약방에서 항생제를 사다 계속 복용하다가 결국 상복부 횡격막 아래에 장내 개스가 생기는 장티푸스에 의한 복천공을 얻는 무서운 경우가 있었다.
이는 환자가 강티푸스 치료를 채 끝마치기 전에 항생제를 복용한데서 온 것이다.
항생제는 종류에 따라 각각 나청, 워장장애, 간장장애, 신겸장애 등 광범위한 부작용을 일으키기 쉬워 전문가의 지시없이는 사용을 삼가야한다.
뿐만 아니라 항생제를 남용하면 균의 내성과 저항성이 늘어 어지간히 강력한 약품을 써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
다음 예의 오용에서 오는 해독도 엄청나게 많다.
한 예를 들어보면 평소에 무릎 관절이 아플 때마다 약국에 가서 약사의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해 왔던 사람이 갑자기 얼굴이 붓고 여드름이 돋아나며 허리가 몹시 아팠다. 병윈에서 척주의 X선 촬영을 해본 결파 척추골격의 농도가 극히 감소되어 골연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이 사람이 장기간 복용했던 약은 스테로이드닉셴 등의 약제였다는 것이다. 근래「스테로이드」가 마치 만벙통치약처럼 취급되어 이런 오용을 하게된 것. 이는 물론 약제사의 잘못에서 온 것이다. 그러나 서투른 약제사나 의사들의 실수외에도 더 큰 문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너무 약을 과신하는 데에서 생긴다. 조금만 피로를 느껴드 「드링크」제를 마신다든가 식후에 버릇처럼 소화제를 먹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요즘 유행처럼 번성하는 약국의 대형화도 일반사람들이 약을 오용·남용하는 현상에 부채질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를 약국들이 불량·부정약품의 양상이 될 가능성이 짙다고 우려를 받고있고 약품유통과 판매질서의 문란에서 오는 국민의 피해에 대해서도 업자의 양식과 보건당국의 항구적인 근본대책이 요청되고있다. <김영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