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잉태한『소강』|국제통화 정세「영원한 평화」아니다|7일 내한할「트리핀」교수의 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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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일 내한하는 예일대학의「로버트·트리핀」교수는 벨기에 태생으로 올해 59세. 38년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얻고 42년 미국에 귀화했다. 하버드대학교수(39-42년), 미연방준비제도 남미 담당이사(42-46년), IMF외환 관리국장(46∼48년)등을 역임했고 EEC· EPU(구주지불동맹)·ECA등 여러 국제기구의 요직을 거치면서 51년 이후 줄곧 예일대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독점이론으로 유명한 그의 주저로는『독점경쟁과 일반균형론(40년)』『금과 달러의 위기 (60년)』등이 있는데 다음은 독자적 기상인 포크·시스팀을 중심으로 최근의 국제통화불안에 언급한 그의 견해를 외지에서 간추려 본 것이다.
작년의 프랑화 절하 및 마르크화 절상 이후 지금까지 국제통화 정세는 소강상태에 있다.
그러나 이 상태는 금을 제외하고는 영원한 평화가 아니며 다시 곤란한 사태가 닥칠 것으로 생각된다.
금 가격의 안정은 68년 3월의 이중 가격제 채택에 따른 것이며 예상과는 달리 그후의 금 가격은 고등하지 않고 따라서 금 투기도 억제됐으며 김에 관한 한 당분간 위기는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금이 투기대사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은 통화에 대한 투기가 증가됨을 뜻하며 투기자들은 여전히 평가 변경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폭적인 국제수지역자는 가까운 시일 안에 개선될 전망이 어둡고 영국도 곤란한 경제상태에 있다.
국제통화의 소강상태가 영원한 평화가 아니라는 것은 바로 이 달러문제 때문이다.
달러 불안은 미국의 국제수지가 대폭 개선되지 않는 한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국제통화 문제와 관련해서 IMF(국제통화기금)의 SDR(특별인출권)가 성공한다면 통화안정에 기여한 것이다.
SDR는 국제협력에 의해 새로운 준비자금이 탄생했고 유통성 부족을 경감했다는 면에서 큰 뜻이 있다.
다만 SDR는 불안전한 것으로 ⓛ기존 준비자산인 금·달러·파운드에 대한 국제적 관리가 실현되지 않았으며 ②각국의 정책 차이와는 전혀 관련 없이 IMF 출자액에 따라 부유한 국가에 가장 많이 배분하는 방식을 쓴 점에 불만이 있다.
따라서 이번 코펜하겐의 TMF총회는 환율제도 개혁문제를 논의할 예정인데 미국 정부는 현행제도의 개혁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다. 이러한 개혁에 의해 금 가격을 현상대로 유지하고 달러 절하를 피하면서 흑자국 통화의 절상으로 통화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환율제도의 탄력화에 반대하는 나의 기본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즉 현재의 조정 가능한 고정제도를 주축으로 필요에 딸라 이를 조정하는 것이 가장 소망스러운 것이다.
물론 정치적 곤란이 너무 커서 각국의 정책조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차선책으로 탄력화도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환율제도 개혁에 있어서 와이더·밴드(수동폭의 확대) 크롤링·페그(소폭·정기적 평가조정)와 같은 방법은 중앙은행이 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실세를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기 때문에 나는 포크·시스팀(Fork System)을 제안한다.
이것은 각국 중앙은행의 환시장 개입을 자유화하지만 그 결과로 나타날 외자준비증감에 한도를 설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외자준비가 2배 이상 늘거나 반감하면 IMF와 협의하여 평가를 변경한다는 방식이다.
하지만 포크·시스팀(외자준비에 포크로 찔러 견제하는 상·하한을 설정하는 제도)이나 다른 환율탄력화방식이 이번 IMF총회에서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우며 앞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APU(아시아 RUF 결제동맹)제안을 중요한 뜻을 갖는 것이며 이미 구주에서는 EEC를 중심으로 통화통합에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아시아 각 국도 전진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각국은 산발적으로 대국의 영향 밑에 있기 때문에 불리하며 따라서 결속해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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