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다자외교 데뷔 … 화두는 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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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박근혜 대통령이 4~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다. 박 대통령은 데뷔무대에서 ‘선도발언(lead speech)’을 맡았다. 선도발언은 첫 번째 세션(세계경제 성장과 양질의 고용창출) 때 토론에 앞서 하는 기조발제를 말한다. 의장국 러시아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통한 고용률 70% 달성 계획을 설명하며 저성장과 고실업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다자외교 무대를 통해 경제통상 분야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으로 우리 경제의 저변을 넓히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 기간 세일즈 외교를 위한 양자회담도 이뤄지게 된다. 박 대통령은 “다자외교를 통해 세일즈 외교의 실질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양자회담 준비에 공을 들였다. 역사인식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만날지도 주목된다. 여러 차례에 걸친 일본 측의 회담 요청에 청와대는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이번에도 약식회담을 포함한 한·일 정상회담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나 짧은 대화 가능성은 있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 직후 11일까지 베트남을 국빈방문한다. 처음으로 두 나라를 연속 방문하는 일정으로 베트남은 미국→중국→러시아에 이은 네 번째 방문국이다. 박 대통령은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자유무역협정과 원자력발전소 수주 등을 논의한다.

 베트남 방문은 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와 ‘제3국 중시외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의 외교정책 코드는 ‘다방면’과 ‘제3국’”이라며 “강대국 단일외교와 제3국에 대한 일방적 자원개발 외교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내가 영수회담 거부당해”=박 대통령과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2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0회 방송의 날 축하연에서 만나 영수회담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 전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야당 대표를 만나시면 도움이 될 텐데 왜 안 만나시느냐”며 사실상 단독회담 수용을 요청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제가 오히려 계속 만남을 거부당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전 원내대표가 “그래도 야당 대표를 만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으나 박 대통령은 답을 주지 않아 영수회담과 관련한 두 사람의 대화는 끝났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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