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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쇼쇼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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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1970년대, 더 정확히 말해 77년을 무대로 한 복고풍 코미디영화 '쇼쇼쇼'는 우울한 청춘들이 칵테일 바를 통해 사랑과 희망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홀어머니의 술집 일을 돕는 청년 산해(유준상)는 아버지가 '빨갱이'라는 이유로 육사 입학의 꿈이 깨진다. 노름을 해 빈 가게를 얻은 그는 두 친구들과 작당해 칵테일 바를 연다. 부잣집 딸이자 대학생인 윤희(박선영)가 고적대 리더를 맡았던 솜씨를 발휘해 이들에게 병 돌리는 법을 가르친다.

태생적으로 사회의 차가운 벽에 부딪쳐야 하는 산해, 연탄을 배달하며 반 건달로 사는 상철(이선균), 군인 아버지에게 반항심을 품고 사는 대학생 동룡(안재환)등에게 70년대란 갑갑함 그 자체다. 미군 부대에서나 볼 수 있던 칵테일 바가 이들이 유일하게 숨쉴 수 있는 해방구를 은유한다는 걸 눈치채기란 어렵지 않다.

'쇼쇼쇼'는 70년대를 상당히 충실하게 복원하려 한 노력이 보이는 영화다. 반공 포스터나 소주병 같은 소품부터 '쇼쇼쇼'의 MC였던 허참을 깜짝 출연시켜 '쇼쇼쇼'의 대중적 인기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것까지, 관객이 기대할 법한 소소한 재미가 상당한 편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더 크다. 70년대로 돌아가 그냥 70년대에 머물러 버린 듯한 인상이 강하기 때문이다. '불후의 명작' 조감독 출신인 김정호 감독의 데뷔작이다. 2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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