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 기민당 「바이츠제커」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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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브란트의 동구 정책은 좀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조금은 더 조심스럽게 추진돼야할 것입니다.』
서독 기민당 하원 의원이며 서독 교회 신도 연합회 총재 겸 세계 교회 협의회 중앙위원인 「리하르트·폰·바이츠제커」 (53) 박사의 「사견」이다.
지난 6월14일에 있었던 『브란트의 서독 3개 주 지방 선거에서 야당인 기민당이 의외의 승리를 거두자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브란트의 동구 정책에 대한 독일 국민의 브레이크가 아니냐고 해석했었다.
그러나 「바이츠제커」박사의 의견은 좀 달랐다. 『브란트의 동구 접근 정책에 대한 반기라고 뚜렷하게 못박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보다도 오히려 국내 문제, 특히 브란트의 경제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이 야당인 기민당 표로 나타난 것으로 보는 게 정확할 겁니다. 왜냐하면 동구 정책은 어느 당이 집권하든 추구해야만 하는 과제이기 때문이죠.』
-최근엔 동서독의 동시 유엔 가입설이 나돌고 있는데 이는 어떤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는지?
『양 독일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한다는 외형적인 변화가 곧 양독의 관계 개선을 의미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유엔 가입이란 하나의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순 없으니까요.
동독은 수차에 걸쳐 그들을 하나의 독립 국가로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양 독간에 「실질적인 관계 개선」이 선행 돼야 할겁니다. 그러나 동독은 아직껏 「이즘」을 떠나서 휴머니즘에 입각한 태도나 어떤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외국에 주둔하는 미군의 철수는 이제 하나의 실천 단계에 오른 느낌입니다. 유럽에 있는 미군도 감축되면 소련의 지중해 지역 진출과 연관해서 나토의 임무가 상당히 커질텐데 이에 대한 나토의 대응책은 무엇이겠습니까?
『중동전 지원을 빙자한 소련의 진출은 눈에 띄게 커가고 있음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미군의 유럽 주둔은 큰 힘이 돼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구주 미군의 철수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니잖습니까? 요는 군사적인 힘보다도 사회적인 힘이 클 때 그 국가는 최후의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직접적인 대담을 회피하는 그는 미군 철수 후의 사태에 대비해서 구주 각국이 이미 모든 대비책을 짜내고 있는 중이라면서 71년도 이후에나 이 문제를 토론하잔다.
-영국의 EEC 가입 문제는 여전히 큰 과제로 남고 있는데 그 전망은?
『새 수상 히드는 더욱 정열적으로 이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여집니다. 영국의 EEC 가입문제는 이제 경제적인 이유보다도 오히려 정치적인 이유에서도 하나의 「당위」가 돼버린 느낌이며 대부분의 국가가 이를 인정하고 있어요. 소련「블록」에 대항하는 서방측의 단결력이 바로 이런 것으로 강화되는게 아니겠어요?』그에 의하면 동서「블록」간의 긴장 완화는 바람직한 일이긴 하나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항상 우세를 견지하는 것이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김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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