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국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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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순교자』와 『심판자』(디·이노슨트)를 발표하여 미국문단의 주목을 받고있는 재미교포작가 김은국씨(38)가 26일밤 KAL기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서울펜대회의 초청작가로 참석, 유네스크 원탁회의의 한국대표로 김동리씨와 참가하기위해 2년만에 귀국한 그는 이번이 세번째의 모국방문.
현재 매사추세츠대학 부교수로 창작론을 강의하고 있으며 올 가을부터는 시라큐스대학에서 초청교수로 창작강의를 할 예정이라 한다.
『심판자』에 이은 제3작인 『빼앗긴 이름들』(원제 로스트·네임즈)을 미국의 유명한 출판사 프래저사를 통해 최근에 발표한 김씨는(한국에서는 7월에 출판될 예정)이 작품이 자신이 태어난 1932년부터 해방되던 1945년 사이의 일제 탄압기 창씨개명을 다룬 작품이라면서 『한국의 기성관념으로는 빼앗긴 이름이라고 생각되지만 그건 빼앗긴 이름이 아니라 잃어버린 이름이다』라고 말하며 『우리민족이 멍하니 있다가 잃어버린 것이기 때문에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스스로가 각성하여야 할 문제』라고 뜻을 밝힌다.
요즈음 미국의 출판계에 관해서는 『섹스가 심하게 밀고 들어와 있다』며 이러한 실정은 한때의 풍조라고 잘라 말한다. 섹스문학을 하는 작가는 백만장자가 되는 일이 흔하나 순수문학을 하는 작가는 한국이나 마찬가지로 생활이 안되며 이들은 대부분 각 대학에 흩어져 교수생활을 하고 있단다.
양친이 살고있는 한강아파트에 머무르고 있는 그는 『차가 하도 많아서 마치 뉴요크에 있는 것과 같다』며 창밖을 내다보고 한국의 발전하는 모습이 놀랍다고 말한다. 현재 미국에는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 데이비드군(10)과 딸 멜리사양(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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