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시리아 내전 군사개입 시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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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호 02면

미국·유럽 등 서방 정보기관들이 최근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의 주체가 이 나라 정부군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로이터·AP 등은 23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서방 정보기관들이 13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이번 화학무기 공격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부 내 고위급의 승인을 받아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반군과 인권단체들은 지난 21일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구타 지역을 화학무기로 공격해 1300여 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무슨 선택을 하든 실행 옮길 것” … 화학무기 사용 주체 공방 계속

그러나 시리아 국영방송은 24일 “다마스쿠스 외곽 조바르 지역 반군 터널에서 화학무기를 발견했다”며 화학무기 사용 주체가 정부군이 아닌 반군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반군 소탕을 위해 터널에 진입한 정부군 일부가 반군의 화학무기에 중독돼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화학무기 사용 주체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시리아 사태의 대응 방향을 놓고 24일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 AP·CNN 등은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23일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대통령에게 모든 사태에 대한 선택지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대통령이 무슨 선택을 하든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군대를 배치하는 것도 요구된다”고 밝혔다. 헤이글 장관의 발언은 화학무기 사용 주체가 정부군으로 최종 판단될 경우 미국의 시리아 내전 개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시리아 정부와의 협상을 위해 유엔이 파견한 안젤라 케인 유엔 군축 고위 대표가 24일 다마스쿠스에 도착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케인 대표는 다마스쿠스 포시즌호텔에 있는 유엔 화학무기조사단과 합류했으며 시리아 정부와 현장조사 문제를 놓고 협상을 할 예정이다. 유엔은 지난 21일 반기문 사무총장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유엔 조사단의 현장조사를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 사용을 부인하면서 현장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조사단의 현장 접근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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