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영역 고려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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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드라머·센터」에서<극작가 캐내기 운동>의 일환으로 각 일간지 신춘문예당선희곡공연을 시작한지가 금년으로 6년째에 접어든다. 지난 11일∼16일에 걸친 이번 공연에서 우리는 또 세사람의 신인극작가-이현화(중앙), 윤기호(조선), 박일동(동아)을 소개받았다.
이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당시 신문의 심사계에서 이미 다뤘기 때문에 여기서는 다만 윤기호의 극적 상황추출력과, 특히 이현화의 뛰어난 대사감각에 대해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내는 것으로 그치고, 지난 6년간 해마다 관객석을 지키며 이 공연을 보고 느꼈던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이 신춘희곡공연은 연출자의 창조노력이 작가의 개성과 상상력(무대형상화까지 포함해)을 각별히 존중하면서 이뤄져야한다는 점이다. 연출의 영역이 지나치게 확대될 때 이 공연의 본래 목적과 상치되는 점이 허다하다.
둘째, 막이 오르자마자 느끼는 첫 인상은 무대술이 너무나「간단하다」는 것이다. 제작비 때문만은 아닌 것이 이번의 경우『요한을 찾습니다』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앞의「아치」와 뒤의 우뚝 솟은「마리아」상은 불필요한 낭비였고, 비좁은『공중전화』에서의「스페이스」제한내지 절약은 지나친 인색이었다. 대담하고 창조적인 무대장치생각이 투자와 함께 요구된다고 하겠다.
셋째, 연기진 가운데는 이 신인들 작품을「소개」하는데 너무 역부족인 출연자들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단막극에서는 출연자들 하나 하나가 곧 주역이나 다름없을 만큼 비중이 크니, 이 결함은 더욱 확대되어 보이는지도 모른다. 물론 한 극단의 부족한 인원으로 서너작품을 동시공연 하게되어 어쩔 수 없는 실정이긴하다. 그래서 앞으로는 공연기획의 한 방법으로 각 극단이나 특정극단과 합동공연을 모색해 보는 것도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넷째, 이 연례공연에 극계의 관심이 보다 광범위하고 구체적으로 나타나야겠다는 점이다. 「극작가를 찾는 절규」에 비해서 연극관계자들의 관람이 너무나 적다는 것은 이해하기 곤란하다. 이것도 어두운「한국연극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끝으로 이번에 소개된 세 극작가의 꾸준한 정진을 바라며, 겸하여 이번 무대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몇 사람의 연기자(전무송, 이주빈, 김재건, 이주호)를 대하게 되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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