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군의「라오스」파병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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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라오스」전란이 격화됨에 따라 태국군의「라오스」파병설이 보도되고 있다. 즉 20일의 외신보도를 보면 태국군 2개대대 1천여명이「라오스」의「롱첸」전방기지의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미군기에 실려 현지로 급파되었음을 밝혔다.
이는 관계국인 태국이나「라오스」정부가 공식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 1962년 7월에 이루어진「라오스」중립 선언이나 동의정서에 의하면「라오스」에 외국군이나 외국군사기지를 둘 수는 없게 되었다. 따라서 태국군의「라오스」파병설에 관한 보도는 선뜻 수긍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21일「닉슨」대통령은 태국군의「라오스」파견설에 언급하여 태국은「라오스」의 중립화를 어느 국가보다도 원하고 있으며「라오스」가 공산월맹의 지배하에 들어갈 경우 태국에 큰 위협이 되므로「라오스」정부요청에 따라 여러가지 원조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이는 태국군의「라오스」투입을 사실상 확인할 것이라고도 볼 수 있고, 그 근거로서「라오스」정부의 요청이라는 것과「라오스」가 적화될 때 그것은 태국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지적했다고 볼 수 있다.
「라오스」정부가 독립 정부인이상 그에 대한 침략을 배제하고 저항하기 위해 외국의 원조를 요청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에 따라 태국군이 파견되었다면 이는 정당한 것이다. 또「라오스」의 적화가 태국을 위협하는 것이 명백한이상 태국은「라오스」의 위기를 좌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과 더불어「라오스」전란의 성격상 관계국이「라오스」를 지원한다는 것은 불가피적이라는 점이다. 다시 격화된「라오스」전란의 성격을 보면 그것은 결코 내란이 아니라는 것을 주목해야할 것이다.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라오스」전란은 외부로부터 월맹군이 침입하여 공격함으로써 다시 격화되었다.
「라오스」를 침공하기 위해 투입된 월맹군의 총 병력은 무려 6만7천명에 달하고 있다. 월맹군은 지난 2월21일「자르」평원을 점령하는데 그치지 않고 작금「롱첸」기지를 공격하고 있다.「롱첸」기지는「라오스」정부군의 특수부대「방·파오」사령부가 있는 곳이며「라오스」의 전략적인 요충지가 되어 있다.
「푸마」「라오스」수상은「라오스」전란이 아니라 외침임을 명백히 인식할 것을 세계에 호소한 바 있지만, 월맹군은「라오스」중립선언을 유린 파괴하고 그 합법적인 중립정부를 약체화하고 전복하기 위하여 공공연한 무장침략을 일삼고 있다. 관계국인 태국이「라오스」사태를 방관할 수는 없으며 그를 지원해야 할 소이는 이러한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태국은 일찍이 6·25에 참전한 우방 국가일 뿐만 아니라 「아스팍」의 회원국이고, 월남 참전 국가이며, 동남아에서 가장 안정된 국가이다. 태국이 「라오스」다름 아닌 동남아의 평화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것은 새로운 설명의 필요가 없으며 미국을 비롯한 자유국가들은 태국에 대한 협조와 지원 또한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작년 7월초 미 상원에서는「풀브라이트」상원 외교위원장이 미-태간에 조인된「비밀협정」을 문제 삼은 일도 있었다. 이 협정은 1964년「존슨」시대에 조인된 것이며「라오스」의「파테트·라오」군과 월맹군이 침입하였을 경우 미군은 태국을 원조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내용은 공표된 일이 없으나 어쨌든 미국은 태국에 대한 지원과 협조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주월 미군의 감축은 물론, 주태 미군도 감축하기 시작했지만 격동하는 동남아 사태를 감안해서 그것 또한 재고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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