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곳은 된다?…방배동 단독주택재건축 사업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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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서울 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 7번 출구 인근의 서초구 방배동 956-8번지 일대. 낡은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는 이곳(방배5구역)이 머지 않아 2557가구의 초대형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방배5구역은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재건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사업시행안에 따르면 14만3948㎡ 부지에 지상 32층 아파트 44개 동 규모로 재건축된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60~115㎡형이다.

앞서 4월엔 방배3구역이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재건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99가구로 작은 단지지만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이 가까워 알짜 재건축 사업지로 관심을 끌던 곳이다. 지난 5월엔 방배동 서초15구역이 재건축 출사표를 던졌다.

사업 추진 여부를 주민 투표에 부쳤는데 ‘토지 등 소유자’ 총 791명 중 356명이 사업 추진에 찬성했다. 유효 투표자가 546명으로 찬성률이 65%를 넘었다.

서초15구역은 재건축 출사표 던져

서초구청 관계자는 “약 1100여 가구가 들어설 곳으로 주민들의 사업 의지가 강해 재건축 사업이 원할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배6·7구역은 연말까지 서울시에 건축심의안을 내고 세부개발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서울 재개발 출구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초구 방배동 일대 단독주택 밀집 지역들이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하철역이 가까운 등 교통여건이 좋은 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덕분이다.

일반분양이 많으면 재건축조합원의 사업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재건축 사업성이 좋아진다. 뉴타운을 비롯해 재개발 사업지가 사업성 부족 등의 이유로 속속 사업을 취소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방배동 일대 재건축 사업이 인기를 끄는 것은 지리적 장점 때문. 방배동 일대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지는 강남권이라는 지리적 장점과 교통·교육여건을 앞세워 단독주택 재건축이 시작된 2006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서초15구역만 해도 지하철 2·4·7호선이 인접해 있고 관악·우면산 등 주변에 자연 녹지가 풍부하다. 방배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강남권 입성을 바라고 지분에 투자한 사람이 많아 개발에 대한 의지가 높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에게도 인기

인기는 건설업계에서도 확인된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 이내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사 선정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공사 규모도 규모지만 입지 여건이 뛰어나 아파트 분양성도 높기 때문.

한 건설사 관계자는 “5구역을 비롯해 3·6·7구역 등 알짜 단지가 많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설계만 잘 하면 사업성이 충분한 지역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재건축조합장 지위 상실, 사업방식 이견 등 여느 재개발·재건축 구역처럼 잡음이 일고 있어 사업이 주춤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방배3구역은 조합장의 학력 허위기재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송사에 휘말렸고, 방배5구역은 사업방식(도급·지분제)을 두고 주민간 의견 차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공사 선정 또한 지연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주민들의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하다고 해도 잡음이 일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자칫 3~4년 이상 사업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투자 때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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