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애완동물 대여점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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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경기 침체로 애완동물 가격도 하락했다.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홍콩의 한 애완동물 가게 주인이 사업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발한 방법을 쓰고 있다.

개와 고양이를 파는 대신 대여해주는 것이다.

홍콩에서 이 발상을 실행에 옮긴 가게 주인 데니 탐은 부진한 매출을 회복시키기 위해 이같은 일을 벌였다.

최근 몇년간 애완동물 가격은 경기 부진으로 하락해 왔다. 1990년대에 1천2백 달러였던 골든리트리버는 이제 4백 달러 선이다.

탐이 모험을 건 애완 동물 대여 사업은 매출이 5배 증가하는 성공을 거뒀다.

탐에 따르면 애완동물 대여는 동물을 확실히 책임지기 전에 시험적으로 같이 지내볼 수 있게 해 고객들이 구매하는 데 자신감을 얻게 하고, 일종의 보증이 주어지는 것과 같아 편리하기까지 하다.

탐은 "개가 건강하지 않은 것 같으면 반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개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납하면 된다.
고객들은 소액의 대여료만 내면 된다. 대여료는 개의 구입 가격을 기초로 산정된다.

그레이트데인 같은 큰 개는 대여료가 하루에 64달러다.

두달전 한 고객은 하루 19달러에 셰틀랜드 양치기개를 대여받았다.

그녀는 집에서 2-3년 전 산 양치기개와 이 개가 사이 좋게 지내는지 시험했다.

다행히 두 개는 아주 친해졌다. 이 고객은 대여받은 개를 살 수 있는 선택권을 행사했다.

개를 대여받았던 다이아나 로는 "2-3주 후 개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회용 물건

이 전략으로 탐의 애완동물 매출은 부진을 뚫고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이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홍콩 동물학대방지협회(SPCA)는 애완동물 대여가 혐오스런 일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이 협회는 "동물이 일회용 물건처럼 임대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SPCA의 폴린 테일러는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있다는 것조차 믿을 수 없다. 집이나 차는 잠시 이용한 뒤 처분할 상품이기 때문에 빌릴 수 있지만 개는 아니다"고 말했다.

탐은 대여 사업이 사업 전략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대여 사업은 사람들이 동물을 길에 내버리지 않고 가게에 쉽게 돌려줄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애완동물 친화적이라고 말했다.

홍콩에 있는 대부분의 아파트가 개 금지 정책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탐의 고객 90% 이상은 동물을 반납하지 않았다.

이는 주로 사람들이 대여한 동물에게 쉽게 정을 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물을 반납하러 오는 사람들도 마지못해 돌려준다는 태도다.

클라이 렁은 대여한 개가 일본산 스피츠와 잘 지내지 못하고 너무 많이 짖어 돌려줘야 할 때 마음을 아팠다.

렁은 "내가 그 개와 함께 있던 기간은 이틀뿐이지만 보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의 동물 애호가들은 여기에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는 애완동물 대여 논리와 활동을 반대하고 다른 일부는 짧은 기간에 개를 데리고 있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HONG KONG, China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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