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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 고등직업교육의 핵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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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용섭
광주보건대학교 부총장

박근혜정부의 ‘전문대학 육성 방안’이 지난 18일 발표됐다. 지난달 10일 시안 발표 뒤 권역별 공청회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국무회의를 통해 최종 확정됐다. 이 방안은 전문대학을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집중 육성해 지식기반산업 및 창조경제의 핵심 전문직업인을 양성하게 할 목적으로 마련됐다. 특성화 전문대학 100개교 육성, 수업연한 다양화, 산업기술명장대학원 설치, 평생직업교육대학 육성, ‘세계로’ 프로젝트 추진 등의 내용을 담았다. 모두 고등직업교육 분야의 핵심 개혁 과제다.

 특성화 전문대학 100개교 육성정책은 대학·학과별 강점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를 통해 현장 선호도가 높은 산업분야별 우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수업연한 다양화는 경직된 수업연한의 한계를 극복하고 산업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필요한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특히 환영할 만하다. 2~3년으로 제한됐던 수업연한이 학과 특성에 따라 1~4년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면 전문대학의 기능 다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기술명장대학원 설치는 전문기술·기능 보유자가 고도의 기술연마를 통해 산업분야 명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할 것이다.

 성인 중심의 100% 실무형 학위·비학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평생직업 교육대학 지정 방안 역시 다양한 직업교육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국제화 분야에 대한 지원은 향후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전문대학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를 높임과 동시에 취업시장의 확대라는 긍정적인 성과를 낳을 것이다.

 인적자원이 전부인 한국 실정에서 교육정책의 변화는 국민적 관심사이며 이는 고등직업교육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간 역대 정부에서 수차례 고등직업교육의 개혁을 추진했으나 산업구조 고도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핵심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에 대한 정책적 배려와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현 정부는 인식의 출발점을 달리하고 있다. 전문대학을 고등직업교육의 핵심 교육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교육 청사진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방안을 바탕으로 전문대학이 산업체의 요구에 가장 적합한 인력의 양성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이를 계기로 전문대학에 대한 사회 인식도 개선돼 학벌보다 능력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최용섭 광주보건대학교 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