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바캉스가 괴로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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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호 18면

직장인 최선영(36)씨는 매년 휴가철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화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피부가 붉어지고 푸석푸석해지기 때문. 최씨와 같이 여름휴가를 보내고 돌아와 피부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기미·주근깨와 같은 색소성 질환의 원인이 되고, 심하면 일광화상(sunburn)을 입을 수도 있다. 휴가지에서 조개·나뭇가지 등에 찔리거나 모기에게 물릴 수도 있고 해파리에게 쏘여 다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 피부 건강을 위해 꼭 챙겨야 할 준비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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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자외선 차단제다. 자동차 안에도 자외선의 일부가 그대로 통과하기 때문에 휴가를 떠나기 전 자외선 차단제부터 바르는 것이 좋다. 산과 바다에 도착해서는 더욱 자주, 듬뿍 발라 줘야 한다. 수심 2m까지 자외선의 75%가 통과하기 때문에 물속에서 수영을 즐길 때도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피부가 물에 젖으면 자외선 투과력이 더 강해져 일광화상을 입기 쉬운 상태가 된다. 특히 해변가에서는 모래에 의해 자외선B가 20% 정도 반사되므로 파라솔 그늘에 앉아 있을 때도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 줘야 한다.

 간혹 심한 일광화상으로 피부가 벗겨지는 경우가 있다. 노출 부위가 붓고 화끈거리고 열감이 나기 시작한다면 보습제를 바르고 냉찜질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냉찜질은 한 번에 10~20분, 하루에 2~5회 하는 것이 좋다. 껍질을 강제로 벗기면 피부 손상이 심해질 수 있으니 금물이다. 화끈거림이 심하거나 물집이 생기면 피부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휴가지에서 조개·나뭇가지·유리병 등에 찔리는 경우가 있다. 긁히기만 한 깨끗한 상처는 식염수나 흐르는 물로 씻어내고 메디폼과 같은 습윤밴드를 붙여 주면 된다. 하지만 넘어져 흙이 들어가는 등 지저분한 상처가 생겼다면 반드시 소독해야 하고 상처를 밀폐시키면 안 된다. 식염수나 흐르는 물로 씻은 뒤 소독을 하고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이 우선이다.

 해파리도 휴가철에 조심해야 한다. 길게 펼쳐진 해파리 촉수에 스치면서 쏘일 경우 피부염이 생기거나 심하면 치명상도 입을 수 있다. 수백 개의 촉수에 존재하는 독소가 피부에 접촉하면서 몇 분 이내에 통증과 함께 피부가 붉어지고 채찍 모양의 선상으로 벌겋게 피부병변이 나타난다. 해파리를 잡아먹은 산호와 접촉하거나 심한 폭풍우 후 촉수에서 떨어져 나와 떠다니는 독소에 접촉할 때도 생길 수 있다. 해수욕 중 채찍으로 맞은 것처럼 기다랗게 피부가 붉어지면서 통증이 생기면 해파리에게 쏘인 것을 의심해야 하는데, 다친 부위를 고정시키고 바닷물로 깨끗이 씻어낸 뒤 식초를 부어 독소를 없애면 된다. 알코올이나 증류수로 씻는 것은 금물이다. 맨손으로 쏘인 부위를 만져도 안 된다. 해파리 독이 퍼지지 않도록 다친 부위를 고정시켜야 한다. 남아 있는 촉수를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피부염이 장기간 계속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피부과를 찾아야 한다.

 휴가 후에는 지친 피부를 회복시켜야 한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물을 섭취하고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데 신경 쓴다. 비타민C는 멜라닌 색소의 증가를 막고 피부 재생을 촉진시키므로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된 과일과 채소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동혜(45) 피부과 전문의. 실리프팅·서마지·울세라 등 주름 치료에 정통하며, 주름 SCI급 논문도 다수다. 저서 『땀냄새 No, 향기 Yes』 『굿바이 피부트러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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