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계획은 칼라TV용인가|지양돼야할 표본분석분야 푸대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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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아폴로」11호가 지구로 귀환할 때까지는 누구나 우주비행이 상당히 모험이라 생각했다.
「아폴로」12호가 달 여행을 준비하고 있을 때 문제의 초점은 앞으로「아폴로」계획이 계속해서 매년 수십억「달러」가 드는 예산을 어떻게 정당화 할것인가 하는데에 놓여있다. 미국이「아폴로」계획에 자신만만한 것과는 달리 소련은 당황한 것 같다,
소련이 발사한「소유즈」6·7·8호가 그 임무를 충분히 수행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소유즈」의 비행이 성공한 다음 소련과학원장「M·V·켈디스」는 소련은 인간을 달에 보낼 의향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와 같은 것이 사실이라면 소련의 우주정책이 변경되었음이 틀림없다.
작년 이때쯤 소련은 우주선「존드」를 발사, 달 주위를 비행시켜「아폴로」8호를 앞설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실패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때가 소련이 미국과 우주경쟁 하는데 중요한 전기가 되었다. 미국은 1년내 계속 우주탐험에 획기적인 성공을 거둬왔는데 반해 소련은 특기할 만한 진전을 못 보았다.
그러므로 소련은 무인우주선이나마 발사, 달의 암석을 가져오는 정도라도 자기들의 과학이 미국에 뒤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소련 국민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1967년「소유즈」1호의 액운과 더불어 발단된 소련의 우주계획 변경은「소유즈」의 설계총책 「세르기·코로레브」의 사망과 관계가 있다. 이와 같은 것은 우연한 일치나 고도로 전문화한 문제에서 인재가 쉽게 대치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천문학적인 경비와 끊임없는 노력을 쏟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우주개발에 대한 비판은 높았다. 그래서 소련 우주개발 책임자들은 난관에 부딪쳤다.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비판의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지난7월「아폴로」7호가 달에 도달, 먼지와 암석을 긁어옴으로써 그같은 비판은 숨을 죽일 것 같았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휴스턴」의 과학자들은 우주개발에 있어서 과학자로서의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투정이다. 「아폴로」12호 발사를 눈앞에 두고 전국 과학협회는「아폴로」계획을 맹렬히 비난했다. 그들은 달에서 가져온 표본의 과학적 가치를 훼손하는 현 체제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들고 일어섰다.
공격의 화살은「아폴로」20호 이후의 우주비행에 쏠리고 있는데 과학자들은 미국이 계속적인 유인비행에만 골몰한 나머지 이미 얻어온 자료를 통한 과학적 효용의 극대화에 소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순수과학대 국가권위를 위한 과학』의 해묵은 논쟁의 일단이다. 「아폴로」계획은 이같은 논쟁을 더욱 날카롭게 했다. 수십억「달러」가 우주개발에 책정됐지만 겨우 2백만「달러」만이 분석실험등에 할당되었음은「아폴로」계획의 과학적 목적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극적인 예는「아폴로」11호가 달에 꽂은 월진계와「레이저」광선 반사기는 옆에 꽂힌 성조기와 함께 과학적 목적엔 아무런 도움을 못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폴로」12호는 그보다는 좀더 중요한 실험기구 5종을 갖고 달에 갔지만-.
「아폴로」계획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상의 인류에게「칼라·텔리비젼」중계해주는 일같은 것이 아니라 달표면의 여러 곳으로부터 수집한「샘플」들을 연구하고 충분한 과학적 개발을 통해 우주인들이 월착륙 지점으로부터 몇「마일」씩 여행을 할 수 있고 끝내는 영원한 달 실험실을 만들어 놓는데 있다. <런던·타임즈=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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