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에 반기 든 ˝「닉슨」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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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이젠하워」「케네디」「존슨」의 3대 행정부에 걸쳐 민권위원회위원으로 활약해 왔으며 「닉슨」행정부가 지난 3월 민권위원회위원장으로 임명한 「노터데임」대학교총장 「디도·헤스버그」씨는 지난 7월 민권법 시행의 중요골자의 하나인 흑백통합교육의 시행시한을1971년 이후까지 연장하기로 조치한 「닉슨」행정부에 신랄한 비난을 퍼부으며 강력히 반기를 들고 일어났다.
「닉슨」행정부의 임명을 받은「헤스버그」씨가 「닉슨」행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든다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기도 하지만 그는 『미국인의 양심』을 호소하면서 흑백통합교육의 시한 연장은 민권의 사퇴라고 맹렬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몇 달 전만 해도「닉슨」대통령으로부터 학원내의 소요를 잘 진압했다고 해서 칭찬을 받고 『친애하는「테드」』로 시작하는 편지를 받았던 「헤스버그」씨는 이제 환멸을 느끼고있는 흑인과 좌절감에 빠져있는 젊은이들의 강력한 대변자로 군림해서 「닉슨」행정부를 가차없이 비판하고 있다.
얼마전에 발표한 한 성명서에서 「헤스버그」위원장은 「닉슨」행정부가 취한 흑백통합교육의 시한연장조치는 후퇴이며 역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의회에서 『미국이 진정으로 법의 통치를 원하고 그의 어린이들을 소중히 아낄 줄 안다면 흑백분리교육은 벌써 철폐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흑백분리교육은 많은 주에서 교육의 예외로서가 아니라 그 전형으로서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예를「미시시피」주·「앨라배마」주·남「캐롤라이나」주 등을 들었다.
그는 이러한 싸움의 밑바닥에서 미국을 좀 먹고있는 악성의 사회적 질병은 편견이라고 말하면서 「닉슨」행정부가 취한「미첼·핀치」계획은 흑백통합의 반대론자들에게 도움과 안도를 안겨주었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그는 꼭해두어야 할 이야기는 『미국의 모든 어린이들은 일어나서 다같이 신의 가호를 받고있는 한 국민이 결코 자유와 정의를 누리는데 차별이 있을 수 없다고 외쳐야한다. 그러나 지금 흑인에게는 자유도 정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미국은 두개의 미국으로 분열되고 있다. 즉 흑과백으로, 부자와빈자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과 받지못한 사람들로 갈라지고 있다.
우리는 순응할 것이 아니라 더욱 굳건히 시련을 뚫고 싸워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헤스버그」씨는 『우리가 8년전 인간을 달에 올려놓겠다던 것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제 인간의 존엄을 위해 우리의 꿈의 하나인 흑백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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