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뺨치는 소형 아파트 속속…서비스 면적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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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영기자] 전세살이에 지친 직장인 서모(43)씨는 며칠 전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에 위치한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전용면적 84㎡형 내부가 대형 못지 않게 넓었기 때문이다. 서씨는 "아이 둘을 키울 만큼 공간이 넓은 데도 가격은 저렴해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중소형 아파트에 중대형급 평면을 담기 위한 건설사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발코니·테라스와 같이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는 '서비스 면적'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분양시장에서 서비스 면적 제공은 기본이 된 지 오래다. 경기 침체로 부동산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요층을 사로잡기 위한 건설사들의 자구책이었다. 최근 들어선 실용성은 유지하되 수요자의 성별이나 연령, 취향에 맞춘 개성 있는 설계에 중점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주방의 펜트리(수납)나 알파룸(작은 방)이 대표적이다.

펜트리·알파룸에 틈새평면까지…'덤' 경쟁

경기도 오산시 지곶동에 들어서는 이시티 오산은 중소형인 59·84㎡형(이하 전용면적)으로 구성됐다. 84㎡ B타입은 주방의 수납공간과 거실과 침실 사이에 알파룸을 조성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알파룸은 자녀의 공부방, 유아 침실 등으로 활용이 가능해 관심을 모았다. 84㎡ A타입은 서비스 면적이 39㎡에 달한다.

SK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에서 분양 중인 신동탄 SK뷰 파크(59~115㎡형)는 주택형에 따라 최대 49㎡ 크기의 서비스 면적이 제공된다. 수요자 선택에 따라 공부방이나 가족실, 드레스룸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작은 59㎡형에도 서비스 면적을 최대화해 욕실 옆 파우더룸과 현관 자전거 거치대가 설치된다.

우남건설의 고양삼송 우남퍼스트빌 84㎡형은 서비스 면적이 48㎡에 이른다. 현관과 다용도실 등 공간을 최소화하고 거실과 방을 널찍하게 확보했다. 64~74㎡형도 35㎡의 서비스 면적이 제공된다. 우미건설이 8월 광주전남혁신도시 B11블록에 분양하는 광주전남혁신도시 우미린 84㎡ B타입은 방 4칸을 배치한 독특한 설계를 선보였다. 84㎡ A타입의 경우 방 3칸과 주방 옆에 수납공간을 뒀다.

규격화된 면적이나 평면에서 벗어난 틈새평면 아파트도 등장했다. 삼성물산이 분양 예정인 래미안 부천 중동·래미안 수지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 사이징 평면을 적용해 70㎡형 아파트를 85㎡ 규모로 사용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베이(Bay·아파트 전면의 기둥과 기둥 사이)수를 늘렸고, 내부 틈새공간을 활용해 복도 수납장이나 신발장 등으로 꾸몄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발코니를 확장하거나 면적에 비해 방의 개수를 늘리는 식으로 서비스 면적을 넓히는 요즘의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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