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현오석 부총리 잇단 질타 … 현 부총리도 작심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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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누리당에서 경제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직접 겨냥한 발언도 늘고 있다. 17일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정몽준 의원은 “선진국들은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복지정책과 공공부문을 개혁하고 국가부채를 줄이고 기업규제를 완화하고 있다”며 “우린 이런 흐름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이 경제위기라는 파도를 막기 위해 방파제를 쌓고 있다면 우린 스스로 방어벽을 허물고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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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 이어 발언한 김무성 의원은 “현 경제팀으로는 경제상황을 해결할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고들 얘기한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6월 수출 증가율 -0.9% ▶4월까지 세수 결함 8조7000억원 등의 수치를 나열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 지하경제 양성화, 전반적인 세무조사 강화 등이 문제로, 대형 식당에는 (국세청 직원의) 입회조사까지 나온다고 한다”며 “대통령께서 투자하는 사람을 업고 다니겠다고 했지만 이런 상황에 업힐 사람 있겠나”고도 했다. 김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회는 정쟁을 중단하고 경제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면서도 “경제팀장인 부총리가 방방곡곡을 다니며 국민에게 호소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인세 수입, 작년보다 5조 줄어

 실제 지표를 보면 경제 상황이 밝아보이지 않는다. 당장 세금이 걷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정부는 올해 5월까지 82조1262억원의 세금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91조1345억원)보다 9조원 이상이 덜 걷혔다. 특히 법인세 수입은 19조9378억원에 그쳐 24조2819억원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5조원가량이 줄었다. 기업들의 경제 활동이 둔화된 걸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처럼 만만찮은 상황임에도 “경제 팀장인 현 부총리의 존재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게 새누리당의 인식이다. 이런 공감대가 “정부가 우리 경제현실을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는 최경환 원내대표의 발언(9일) 이후 더 빨리 퍼지고 있다. 최 원내대표에게 저간의 사정을 물었다.

“어젠다 세팅 못해 답답함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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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에서 현 부총리의 리더십을 지적하는 얘기가 계속 나온다.

 “현 부총리에게 사퇴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 부총리라는 막중한 자리를 만들었으니 새 정부의 경제 비전을 제시하고, 야당과 국민도 설득하는 등 과감하게 어젠다를 세팅하라는 거다.”

 - 그런 지적이 여러 차례 나왔다. 바뀐 것 같나.

 “최근에 (경제부총리가 경제 현안을 조율하던) 녹실 회의도 부활하는 등 나름대로 움직이려는 것 같다. 그러나 이지 고잉(easy going, 쉽게 가다)해서는 돌파하기 힘들다. 결국 두 가지다. 경제부총리를 신설한 데 어울리는 역할을 하라는 주문이자 리더십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데 대한 여권의 답답함이 폭발한 거다.”

 당 내에선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제 성과를 내 집권여당의 존재감을 키우고 유권자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따라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현 부총리가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경제 분야를 담당하는 당 정책위 나성린 제3정조위원장은 “경제 살리기에 필수적인 외국인투자촉진법이나 서비스산업발전법 등이 야당의 반대로 국회에 묶여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좀 더 소신을 갖고 야당을 설득하는 등 적극적으로 경제 부처를 총괄하는 부총리의 모습을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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