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무대 휩쓰는 '한국의 힘'

중앙일보

입력

올들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성적이 두드러지고 있다.

5일 김미현(25.KTF)이 웬디스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LPGA 사상 최초로 한국선수들이 3주 연속 우승을 따내는 진기록마저 수립됐다.

올해 20개 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은 5승을 수확, 지난해 35개 대회에서 거둔 7승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뒀다.

작년 이맘때까지 치러진 24개 대회의 한국선수들의 성적을 올해와 비교하면 강력해진 '코리언 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선수들은 웬디스챔피언십까지 24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4승을 거뒀고 5위권 입상이 11차례였다.

올해는 20개 대회에서 4승을 따냈고 '톱5'는 6차례나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차례에 지나지 않았던 '톱10' 입상은 올해 23차례로 늘어났다.

특히 올해는 박세리(2승), 김미현(2승)에 박희정(22.CJ39쇼핑)이 가세했고 박지은(23.이화여대), 한희원(24.휠라코리아) 등이 대회 때마다 우승권을 넘봐 박세리(25) 혼자 5승을 쓸어 담았던 지난해와는 사뭇 양상이 다르다.

박세리와 김미현이 적어도 2∼3승은 합작해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좀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박지은이 머지 않아 1∼2차례 우승컵을 차지하고 한희원까지 가세하면 한국은 10승 이상도 바라볼만하다.

더구나 한국선수들끼리 연장전을 벌이거나 1, 2위를 나눠 갖는 대회도 잦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가별 승수에서도 한국은 스웨덴(6승)을 제치고 미국(5승)과 다승 1위 국가 자리를 다툴 전망이다.

스웨덴은 아니카 소렌스탐 혼자 승수를 올리고 있을 뿐이며 레이철 테스키(2승)와 카리 웹(1승)이 주도하는 호주가 3승으로 한국을 추격하고 있으나 대회 때마다 3∼4명의 '우승 후보'를 위시해 10여명 안팎의 선수가 나서는 한국세를 당해내기엔 역부족이다.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였던 LPGA 투어가 어느덧 '한국선수들의 독무대'가 된 셈이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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