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족 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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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6일 새벽3시30분쯤 서울 성동구 인창동461의5 삼화「페인트」공사(주인 지류수·36)에서 불이나 방안에서 잠자던 지씨의 부인 김순자여인(28)과 장남 정훈군(7) 장녀 희공양(4) 차녀 선경양(1)등 한가족4명이 불타죽고 주인 지씨는 중화상을 입었다.
불은 지씨가 「페인트」에 휘발유를 섞다가 옆에있던 연탄난로에 기름이 떨어져 일어났다.
3년전부터 이곳에서 「페인트」소매상을 해온 지씨는 낮에는 밖에나가 칠일을 하고 밤늦게 돌아와 도매상에서 사온 「페인트」에 휘발유를 섞어 작은통에 나누어 담는일을 해왔다.
지씨는 이날도 가게에서 밤12시쯤부터 「페인트」에 휘발유를 섞고있었는데 옆에 피워둔 연탄난로에 휘발유가 떨어져 불이 일어났다.
당황한 지씨는 가게선반에 둔 소화기를 끌어내리려다 선반에 있던 「페인트」통이 불위에 떨어지면서 불길은 더욱 크게 번졌다.
지씨는 가게밖으로 뛰어나와 옷에 붙은 불을끄고 다시 불길을 헤치며 집안으로 뛰어들어가 잠자는 가족들을 흔들어 깨웠으나 단잠에 빠진 가족들은 쉽게 깨어나지 않았다.
지씨는 몸올 휩싸는 불길을 참지 못해 잠자는 가족들을 그대로 둔채 밖으로 뛰어나와 실신했다.
불과 약20분뒤에 가게내부를 모두 태우고 출동한 소방차에 의해 꺼졌다.
이웃 행당욋과에 입원한 지씨는 이날 상오9시쯤 의식을 되찾았으나 가족들이 모두 불타 죽은 줄은 모르고 있다.
경찰은 지씨를 실화 및 과실치사혐의로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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